◎중공업전문가… 경제개발 주도/박남기/김일성 고모아들로 정통개방파/김정우 북한은 지난주 잇달아 개최된 당중앙위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에서 처음으로 경제정책의 실패를 시인하고 개혁과 개방쪽으로 다가서는 한편 새 경제팀을 구성함으로써 경제정책의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 중앙당에는 경제계획 중공업 기계공업 농업 건설운수부 화학공업부 경공업부 원자력공업부 자원개발지도부등 9개부서가 각각 해당분야에서 정무원의 위원회,부 및 주요공장,기업소를 지도한다.
현재 북한의 고위급 경제엘리트들은 대부분 전후복구사업에 국력이 총동원되던 55년께 유학길에 오르거나 귀국했다. 이들은 중앙당지도원등으로 채용된뒤 고속승진을 거듭해 현직에 이르고 있다.
강성산(62)현정무원 총리는 개방정책을 처음 시도했었다. 김일성의 이종조카로 알려진 그는 84년부터 86년까지 첫번째 총리를 역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합영법을 마련해 대외개방 및 외국투자유치를 도모했다.
그는 합영법에 대한 보수파의 반발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물러나게 됐지만 함북도책임비서로 있으면서도 실물경제의 실험을 꾸준히 계속했다. 현재 북한에서 개방의 거점이 되고있는 나진―선봉자유경제무역지대는 그의 도당비서 재임중 결정됐다.
그러나 강은 어디까지나 사회주의이념의 테두리내에서 개방을 추구하는 당적인물로 김달현으로 대표되는 실리개방파와는 명확히 구분된다는 관측이다.
김달현전부총리는 조선국제합영총회사 이사장등을 겸임하면서 대외경제분야의 실권자 역할을 담당했으나 이번 당정치국 위원 승진에서 누락돼 향후의 거취가 주목되는 인물.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박남기전경제계획담당비서(65)는 김책공대와 레닌그라드대를 나온 중공업전문가로 북한이 실패를 시인한 제3차 경제개발7개년계획을 주도해왔다.
이성대는 무역부 부부장(차관급)을 지내며 우리 기업들과 물밑접촉을 벌이기도 했고 지난해 대외경제사업부와 무역부를 통합한 대외경제위원회의 위원장으로 급부상,경제개방인맥의 주축이 됐다. 김정우(51)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나이와 직급이 아직은 낮지만 주목받는 개방인맥의 정통파다. 김일성고모의 아들이자 허담(91년 사망)의 처남이기도 한 그는 양강도출생으로 71년 김일성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남북고위급회담대표도 지냈다.
이같은 개방의 주류외에도 홍성남부총리(69) 김환(64)부총리겸 화학공업부장등도 진취적 성향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원산출신인 홍부총리는 김일성대를 거쳐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프라하대학에 유학,73년 국가계획위원장을 지냈다.그는 78년 당중앙위 제6기 12차 전원회의에서 경제난을 대담하게 비판,대외합작투자와 기술도입모색의 계기를 만들었으나 90년 보수색채의 강성인물인 최영림(현 금속공업부장)에게 국가계획위원장직을 넘겨줬다.
김환은 평북후창군 태생으로 경공업전문가. 그는 최근 중국의 경제특구를 시찰단을 이끌고 순방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북한조치와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이밖에 조선중앙은행 정성택총재,윤기정재정부장,김정일의 친여동생인 김경희경공업부장(46)도 경제의 실세로 볼 수 있다.
당에서는 한성롱,전병호(68),김복신(67)등이 경제분야의 비서들.서관희농업담당비서(67)는 주체농법의 창시자로 20년가까이 농정을 주도했다. 김일성의 그림자격인 계응태(75)는 현재 공안담당비서이나 원래는 무역외교의 책임자로 경제계의 원로라고 할 수 있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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