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옌데 전 칠레대통령 질녀 소설 영화화/스트립·클로스등 “스타들 총집합”/유럽선 빅히트… 대하가족드라마 영화의 원전은 지난 70년대초 군부쿠데타에 의해 희생된 칠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 살바돌 아옌데의 질녀 이사벨 아옌데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85년에 써낸 동명의 베스트셀러이다. 이 영화는 지난달 유럽서 먼저 개봉됐는데 독일서만 개봉3주만에 1천여만달러를 벌어들이는등 전유럽서 지금 빅히트를 하고 있다. 미국서는 내년2월에 개봉된다.
스트립(44)과 클로스(46)같은 연기파외에도 아카데미상수상배우들인 제레미 아이언스(「행운의 반전」)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줄리아」)를 비롯해 위노나 라이더,아민 뮬러 스탈,안토니오 반데라스등 초호화 국제스타들이 나온다.감독 또한 지난 88년 아카데미상외국어영화상수상작인「정복자 펠레」를 만든 덴마크출신의 빌리 오거스트여서 이 작품은 가히 아카데미상수상자들의 한마당이라고 하겠다.
1920년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반세기에 걸친 남미의 부유한 트루에바일가 3대에 걸친 흥망성쇠가 영혼 가득한 서사극으로 펼쳐지는데 초자연적인 힘과 거침없는 역사를 매우 일상적인 삶과 사건들을 통해 묘사, 영혼적인것과 현실적인것의 구별이 애매모호하다.격변하는 역사를 배경으로 한나라의 정치사와 한가족의 3대기가 교직되는데 쿠데타와 고문과 피 그리고 가족간의 갈등과 증오와 화해등을 거쳐 구질서가 무너지고 신질서와 꿈이 태동되는 경험이 군사쿠데타를 치른 우리나라의 역사를 연상케한다.
트루에바일가의 구성원은 부유한 목장주 에스테반(제레미 아이언스)과 클라라(메릴 스트립)부부 그리고 이들의 외동딸 블랑카(위노나 라이더)와 에스테반의 누나 페룰라(글렌 클로스). 에스테반과 클라라의 사랑과 반목과 침묵, 클라라와 외로운 노처녀 페룰라의 따뜻한 힘과 이들 관계를 질시하는 에스테반의 분노, 그리고 「앙시앙 레짐」을 고수하는 에스테반과 반기를 드는 블랑카의 인간드라마가 가차없고 억압하는 정치드라마의 수레바퀴에 휘감겨 함께 돌아간다.
이 영화는 특히 신통력을 가진 클라라가 이끌어가는 여성드라마이기도 하다.앞날을 내다볼 수 있는 클라라가 안고 있는 초자연적이요 신비한 분위기가 작품전체를 내내 지배하고 있다. 이같은 마법적이요 환상적인 체온을 발산하는 클라라와 아내의 영적 정체를 제대로 파악못해 비극을 초래하는 현실적인 에스테반의 내면연기를 메릴 스트립과 제레미 아이언스가 격정적이면서도 수심처럼 깊게 표현 , 다시한번 아카데미상후보로 거론될것 같다. 「하우스 오브 스피리트」는 고통과 증오와 복수의 드라마이자 화해와 용서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작품은 무엇보다 사랑의 이야기다. 인간을 참되게 관계짓는것은 사랑이라는것이 블랑카의 라스트신 독백을 통해 호소력있게 매듭지어지고있다.【미주본사 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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