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위까지… 방화는 백편중 5편뿐/제작사 직판… 유통망 대변화 연간1조원에 육박하는 방대한 시장규모로 급성장한 비디오업계의 올 한해는 지난 88년이후 계속된 급속한 양적팽창이 주춤하고 국내외 여건변화에 따른 업계의 산업구조가 재정비되는 출발점으로 요약될 수 있다.
외국직배사의 본격적인 국내비디오업계 등장과 기존 대여점체제에서 직판체제로의 전환, 비디오숍간의 과당경쟁, 무리한 판권경쟁으로 인한 중소제작자의 몰락등이 앞으로 닥쳐올 비디오업계의 판도변화를 예감케하는 징후들로 국가차원의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비디오산업 육성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우선 올해 가장 눈에 뛰는 현상으로는 직접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판매(Sell Through)의 활성화를 들수 있다.
전국에 약 3만5천개로 추산되는 대여비디오숍의 물량공급을 담당해왔던 도매상을 중심으로 한 유통구조에서 중견제작사의 직판영업소개설, 대리점을 통한 지방의 위탁판매라는 유통망이 새롭게 형성되면서 10여년간 허리역을 맡아왔던 도매상이 부도로 쓰러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비디오인구의 저변확대로 대여를 통한 단선적인 영화감상충족보다는 직접 명화를 소장하고자 하는 고급매니아의 출현으로 이러한 직접판매용비디오가 올 하반기들어 속속 출시됐고 미국이나 일본의 예에서처럼 대여를 통한 영화감상보다는 판매에 의존한 유통구조가 점차 무게를 더해가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내년으로 점쳐지고 있는 외국유통업체의 국내진출과 이에 따른 국내대기업의 비디오유통망참여가능성은 비디오숍의 목줄을 건 최대현안으로 벌써부터 이들 대형유통업체와 기존 대여숍간의 체인형식의 병존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경영합리화를 내세워 서울에 직판대리점을 개설한 SKC에 대해 반품비율이나 대금결제방법등을 둘러싸고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비디오숍 경영자모임) 가 벌인 불매운동등이 그 한 예이다.
외국 극영화와 만화영화의 수입이 그간의 증가세에서 벗어나 정체상태를 보인것도 올비디오업계의 특징중 하나이다.
공윤의 심의작품 종류별 통계에 의하면 올해 본심의를 통과한 외국영화는 11월말현재 1천4백82편으로 지난1년간 1천6백56편에 비해 다소 줄어들 전망이고 국내창작영화도 지난해 2백95편에서 11월말까지 2백48편으로 집계돼 전반적인 비디오업계의 불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한편 올해의 비디오대여판도에서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할리우드영화가 절대적으로 위세를 떨친 한해로 기록됐다.
「으뜸과 버금」이 11월까지 대여횟수를 기준으로 조사한 인기순위에 의하면 상위 1위부터 9위까지가 모두 할리우드영화였으며 1백위내에 진입한 국내영화는 「결혼이야기」(10위)를 비롯, 「미스터 맘마」(29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50위), 「백한번째 프로포즈」(69위)등 5편에 불과했다.▶표참조
1위에는 맥컬리 컬킨의 「나홀로 집에2」가 올랐고 「패트리어트 게임」「보디가드」「스니커즈」「어 퓨 굿맨」순으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달말 출시된 실베스타 스탤론주연의 「클리프 행어」를 사실상 올해 대여1위의 작품으로 꼽고 있다. 「클리프행어」는 시기상 조사대상에 빠져 집계에 들지못했을뿐 실질적으로는 올해 가장 인기를 모은 작품이라는게 업계의 추산이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어 퓨 굿맨」같은 작품성은 있으나 극장가에서 흥행에 실패한 작품들이 비디오에서는 커다란 호평을 받았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 강세를 보여온 홍콩무협영화가 상위10위내에 한편도 없이 퇴조한것도 이변으로 들 수 있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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