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래전부터 경제난에 시달려 왔음은 널리 알려진 대로다. 때문에 지난8일 김일성주재로 열린 노동당중앙위원회 제6기21차전원회의에서 그동안 목표초과달성을 호언해왔던, 금년말로 끝나는 제3차7개년계획이 『심각한 시련과 난관에 봉착해있다』고 종합결론을 내린것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들이 정권수립 45년만에 처음으로 경제계획의 실패를 시인했다는것은 경제난의 실상이 바로 절박한 「위기」국면이라는 고백이라고 봐야 할것이다. 사실 북한의 력대경제계획은 한때 부분적인 성과를 올린것을 제외하고는 한번도 성공한적이 없었다. 공업화의 기반구축과 주민생활향상을 목표로하고 3년이나 연장하면서 추진했던 1차7개년계획(1961∼70년), 서구로부터 자본 기술 설비도입을 통해 3대기술혁명수행과 산업의 체질개선을 꾀했던 6개년계획(71∼76년),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과학화를 표방하고 획기적인 농업및 공업발전을 내세웠던 2차7개년계획(78∼84년)등이 실패한데 이어 3차7개년계획도 터무니없는 목표미달로 물거품이 되고 만것이다.
그래도 북한은 3차기간중 공업생산은 1.5배, 전력생산은 86년의 1.3배, 석탄생산은 1.4배를, 그리고 도로와 철도 전철화사업, 1백만호 주택건설을 이룩했다고 하지만 오늘날 북한의 공장가동률은 극심한 유류·전력난과 원자재부족등으로 40%수준인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나 90년이후 해마다 생산이 감소된 식량의 경우 올해 총수요예상량 6백58만톤에 비해 냉해등으로 30%이상의 감수로 총2백31만여톤이 부족한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있다.
50년대초부터 북한주민들에게 「기와집, 비단옷에 쌀밥과 고깃국」을 약속했던 김일성으로서는 이번에도 참담하게 패배, 또다시 「쌀밥과 고깃국을 먹게 해주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주민들이 얼마나 기다려줄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북한이 경제난을 자인하면서 앞으로 3차계획규모를 축소·조정하고 또 2∼3년간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조정기간을 거쳐 경공업제일주의·농업제일주의·무역제일주의로 지향을 천명한것은 주목할만하다.
이는 김부자체제가 점차 경제난타개와 자구를 위해 중국식 개방을 조심스럽게 지향하겠다는 시준이며 또한 두만강유역개발과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 설치로 외국자본과 기술을 대대적으로 유치, 수출을 적극 장려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84년 합영법을 제정한데 이어 작년엔 외국인투자법등 3개법,금년에는 외환관리법과 토지임대법제정등 개방준비를 서두르고있다해도 전세계가 요구하는 평화의지의 확인, 즉 핵완전사찰을 통한 검증이 선결되지않는한 경제회복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것을 북한지도층은 새겨야 할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핵개발지속과 폐쇄정책으로 경제위기를 더욱 자초할것인지, 아니면 핵의혹해결과 과감한 개혁·개방으로 위기를 극복, 경제를 일으켜 세울것인지 택일해야 할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