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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38년만에 정권교체/호소카와 총리(93지구촌 뉴스의 인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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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38년만에 정권교체/호소카와 총리(93지구촌 뉴스의 인물:2)

입력
199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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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없는 이미지로 국내외 인기 지속/정치개혁법·경제침체등 역풍조짐도 금년은 일본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해로 기록되게 됐다. 「55년체제」라고 불리는 자민당 일당지배체제가 38년만에 붕괴되고 호소카와(세천호희)연립정권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자민당의 몰락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볼수있다. 수년전부터 장기집권에 따른 폐해가 두드러져 국민들 사이에선 『유착·부패·오직의 금권정치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정계개편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졌다. 리크루트사와 도쿄 사가와규빈(동경좌천급편)의 정치인뇌물사건, 총리교체를 둘러싼 폭력단관여 의혹(황민당사건)에 이어 지난 3월에는 자민당 최고실력자였던 가네마루(김환신)의 거액탈세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자민당의 신용은 땅에 떨어졌고 국민들의 정치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야자와(궁택희일)정권이 정치개혁관련법안의 처리를 미루려하자 야당측이 6월 총리불신임 결의안을 중의원에 제출했고 자민당의 개혁세력이 여기에 동조하는 바람에 미야자와정권이 무너지고 7·18총선을 통해 호소카와정권이 출범했다.

 자민당이 야당으로 전락하자 일본정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철의 트라이앵글」이라던 정·관·재의 유착구조가 와해됐다.

 새로 탄생한 호소카와내각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70%대의 지지율을 받고 있는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같은 지지율은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지지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좋은 가문, 신선한 이미지등 호소카와의 개인적인 매력덕택이기도 하다.

 그는 취임초 2차대전을 『침략전쟁으로서 잘못된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11월 경주에서 열린 김영삼대통령과의 한일정상회담에서는 『모국어교육기회를 빼앗고 타국의 언어를 강제로 사용케하거나 창씨개명이란 이상한 일을 강제하고』라는 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꾸밈없이 나타냄으로써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여러나라와 미국등 해외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고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순조로웠던 호소카와정권에 역풍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가 취임후 기자회견에서 『정치개혁관련법안을 연내에 만들지 못하면 책임지겠다』고한 말이 족쇄가 될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아사히(조일)신문이 참의원의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정치개혁법안의 참의원통과는 부정적으로 나타났으며 정치평론가들도 통과가능성을 50%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계에선 호소카와정권의 경제정책부재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서서히 대두되고 있다. 호소카와내각은 경기부양을 위해 소득세를 감세하는 대신 소비세를 현행 3%에서 95년부터 6%로 인상하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재계에선 『소비세를 인상할 경우 경기가 더욱 후퇴할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친 도쿄주식시장의 폭락이나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고용불안, 금년 일본경제의 마이너스성장 가능성등 경제에 관한 최근의 모든 자료들이 어둡기만 하자 국민들의 관심도 이제 정치에서 경제쪽으로 돌아가고 있다. 호소카와정권의 롱런 여부는 그가 판단하고 있는 정치개혁법안의 연내실현문제와는 관계없이 경기회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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