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입장 조율… “돌파구” 가능성도 24일부터 시작되는 부트로스 갈리유엔사무총장의 평양방문은 때가 때이어서 유엔주변에서도 매우 관심을 끌고 있다. 핵사찰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새로운 제의가 미국과 한국에는 불충분한것이어서 사태가 민감한 방향으로 가고있고 따라서 평양을 방문하는 갈리총장이 어떤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유엔일각에선 갈리총장이 서울방문기간에 김영삼대통령과 만나 북한핵문제에 대한 한국측입장등을 듣고 평양에 가서 김일성주석에게 전달한 뒤 귀로에 서울에 다시 들러 북한측의 입장을 한국측에 전달함으로써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한간의 입장을 중재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해낼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갈리가 회원국인 북한을 방문하는것은 외형적으로 결코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기 전인 79년 쿠르드 발트하임사무총장이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갈리의 북한방문을 놓고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점검해보면 매우 재미 있는 맥락을 짚을 수 있다.
갈리총장은 얼마전 북한방문 희망을 피력하면서 그같은 희망이 북한당국에 의해 거부된적이 있음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번 북한방문은 북한측이 원했기 때문에 이루어지는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갈리총장은 북한측의 평양방문 요청에 대해 핵문제등 관심사를 배제한 의례적방문은 할 수 없다고 답신했다는것이다. 북한측은 사무총장이 제기하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무국은 갈리의 평양방문에 대해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않고 있다. 그 이유는 방문날짜와 방문경로를 확정짓지 못한 때문이 아닌가 추측된다.
갈리총장이 핵문제해결에 중재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한국 모두 그리 큰 기대는 걸지않고 있다. 오히려 핵문제협상을 진행중인 미국에는 갈리의 적극적행동이 방해가 될 수 있다.
결국 갈리총장의 방북은 북한핵문제에 대한 영향력있는 해법제시라기보다는 향후 전개될 문제해결과정에서 유엔이 어떤 식으로건 간여할것이라는 의지표현 쯤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갈리총장이 판문점을 왕래하며 남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 김일성의 생각을 한국정부나 안보리에 정확히 보고함으로써 사태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고 할 수 있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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