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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농정에 기대” “구체대책 미흡”/김대통령담화 여야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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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농정에 기대” “구체대책 미흡”/김대통령담화 여야 엇갈린 반응

입력
1993.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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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좀 들게 됐다”안도/민자/“성급한 백기… 투쟁계속”/민주 김영삼대통령의 9일 쌀시장개방관련 담화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쌀문제에 대한 입장차이만큼이나 상반되게 나타났다. 민자당은 대통령의 솔직한 사과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의 적극적인 농업정책에 기대를 건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민주당은 구체적인 책임과 대책없이 사과만으로는 미흡하다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민자당은 이번 담화가 어려운 문제일수록 정면돌파하는 김대통령 특유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시의적절한 대처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을 직접 상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힌것은 과거 정권과는 다른 솔직하고 과감한 면모라는 주장이다. 또한 이례적으로 당직자들을 이날 담화발표에 배석시킴으로써 농업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도 하고있다.   민자당은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야당과 마찬가지로 「쌀시장개방반대」를 외쳐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꾸기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었던것이 사실이다. 민자당이 쌀개방결정후 이 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것은 이런 난처한 사정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농촌출신 의원들은 당의 입장과 지역구여론 사이에서 「등터진 새우」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는 민자당의 입장을 한결 편하게 해주었다는게 당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민자당은 김대통령의 담화가운데 특히 쌀문제와 관련한 「정쟁중지」를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출없이는 살 수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쌀개방은 불가피한 선택인만큼 정치권이 소모적인 논전을 벌이기보다는 대통령담화를 계기로 개방이후의 대책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종호정책위의장은 『농촌 농민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결의를 읽을 수 있었다』면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공약에 대해 국민에게 정중하고 겸손하게 사과한것은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정직한 문민대통령의 모습으로 비쳐질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대통령의 담화가 또다시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내용이라는 반응이다. 민주당은 김대통령의 담화로 사실상 쌀시장개방이 기정사실화되었음에도 이를 인정치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잠정타결시한인 15일까지 아직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고 일본도 아직 공식 발표를  않고 있는데 대통령이 미리 백기를 드는 이유를 알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마지막까지 개방반대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반응은 상오에 열린 최고위원회의 분위기에서 잘 나타났다. 이기택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상오 10시 국회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는 도중 TV를 통해 담화발표를 시청하면서 내내 침통하고 분노에 찬 표정이었다고 배석했던 박지원대변인이 전했다.

 회의에서 김원기최고위원은 『정부는 그동안 개방을 막겠다는 확고한 의지도 없이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해왔다』면서 김대통령이 자신의 약속과는 정반대로 행동해 온점에 대한 해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광옥최고위원도 『지난 한미정상회담후 대통령이 국회에서 보고연설을 할때 진실을 밝혔어야 했다』면서 김대통령의 부정직이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데는 야당의 책임도 있다는 자성론(이부영최고위원)도 나왔으며 김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책임추궁과 함께 이제 민주당도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유준상최고위원)도 제시됐다. 최고위원들은 그러나 UR협상 잠정타결시한인 오는 15일까지는 쌀시장개방을 전제로한 대책마련보다는 쌀시장개방 반대투쟁에 전력을 다하기로 의견을 집약했다.【이계성·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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