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포탄이 대낮에 파주의 한 고교운동장에 떨어져 폭발했다고 한다. 어째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한심한 생각부터 앞선다. 접적지역 사단이기에 전차부대의 포사격훈련은 계획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훈련의 참 목적이 철통같은 임전태세의 완비에 있을진대, 훈련일수록 엄정한 군기와 병기조작 숙달및 안전관리가 생명이다. 그런데도 무서운 파괴력의 90㎜전차포탄이 결과적으로 학교운동장으로 발사됐다니, 이 사고가 제기하는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불과 6개월전에 연천의 동원예비군포사격훈련장에서 빚어졌던 대폭발참사의 교훈이 벌써 무색해졌다.
평소에는 체육등 특별활동으로 3백50여 학생들이 운동장을 채우던 시간에 포탄이 떨어졌다니 생각만해도 아찔해진다. 마침 기말시험탓으로 학생들이 하교한게 천만다행이라지만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안도할 일은 분명 아니다. 이런 느슨함이 계속 되다간 또 어떤 군훈련에 따른 참변이 터질지 국민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정확한 사고원인이야 철저한 조사로 가려지겠지만 이번 사고는 연천사고와 달라 근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 터졌다는 요소부터 먼저 강조되어야겠다.
학교란 어떤곳인가. 나라와 국민들이 가장 신경을 써 보호해주는 배움의 터전이다. 그래서 교육의 내실은 물론이고 주변환경에까지 법적·제도적장치가 적용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아무리 접적인근지역이라해도 학교에서 불과 2 남쪽에 포사격 목표지점이 태연히 설정되어 있었다. 그것도 모자라 대낮 수업시간에 훈련이 실시되어온 끝에 급기야 학교운동장에서 포탄이 작렬하는 사태마저 빚어졌으니 이런 일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군부대로서는 진작부터 자진해서 이처럼 위험을 만재한 사격장을 옮겼어야 했다. 또 학교및 교육청등 해당지역 행정당국은 그 동안 뭘 했는지 책임의 일단을 피할길이 없다 하겠다.
사고의 직접책임문제에 이르면 할 말을 잃게된다. 아무리 오발이라지만 적을 겨눠야할 포탄을 학교에 쏠 지경이면 기강해이와 훈련통제불재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미 연천사고때 그처럼 호된 질책과 수습및 통제개선진통을 겪고도 또 터진 사고이기에 그 충격은 더 하고, 이제는 군부대밖으로까지 번져나오기에 이른 피해확산에 우려를 갖게 되는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고는 해이된 기강정도를 넘어 우리사회의 총체적 수준에 먹칠을 할 수도 있는 부끄러운것이다. 또 한번 철저한 조사와 문책및 조속한 대책마련을 당부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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