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명제 견인차 경실련/서경석 총장(격변’93/사건과 인물:4)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명제 견인차 경실련/서경석 총장(격변’93/사건과 인물:4)

입력
1993.12.09 00:00
0 0

◎“개혁 길잡이” 정책대안 속속 결실/업무총괄 기획·살림까지 종횡무진 93년은 금융실명제의 해였다. 그리고 경실련(경제정의실현시민연합·공동대표 변형윤·송월주)의 해였다. 문민정부 출범과 더불어 진행된 개혁·사정은 과거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커진 시민의 권리의식과 영향력이 기반이 되었고 그 기반의 중심에는 경실련이 자리잡고 있었다.

 89년 창립이후 경실련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실명제는 8월12일 전격단행됐으며 한―약분쟁이 파국으로 치닫던 9월엔 경실련의 중재안이 양측으로부터 받아들여져 주무당국인 보사부를 무색케 했다. 12월엔 경실련이 접수한 고발내용으로 김승연한화그룹회장이 구속됐고 올해 구성된 경실련대학생회와 노동자회는 기존 학생세력과 노동권에 반성과 분발의 경종을 울렸다.

 8월12일 밤 경실련은 그동안 실명제실시 촉구성명을 47회나 내고 정책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론적 뒷받침을 해와 사회적 공감대와 여론형성에 큰 몫을 했다는 자부심에서 자축의 샴페인을 터뜨렸다. 

 이어 해설서「금융실명제」를 발간하고 비리·불법사례를 접수, 고발하면서 종합토지세를 비롯한 세제 전면개편을 주장하는등 실명제 감시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실명제가 경실련이 간판으로 내건 목표였다면 서경석사무총장(45)은 창립을 주도하고 1·2기 사무총장에 연임한 경실련의 간판스타이다. 『경실련의 서경석이냐, 서경석의 경실련이냐』라는 본인에게 부담스러운 말이 나올 만큼 종횡무진하는 서총장은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인이자 연간 10억원에 이르는 예산의 절반가량을 외부 지원단체에서 끌어모으는 살림꾼이다.

 떠도는 입각설, 국회의원출마설에 대해 경실련사람들이 『그의 역할과 경실련의 재정자립도를 고려할 때 경실련해체를 상정하지 않는 이상 낭설일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서총장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총장은 경실련의 정책대안 제시능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대학교수등으로 구성된 정책연구위원회와 시민입법위원회, 노사관계연구위원회등「싱크탱크」에서 제시한 정책대안성 연구결과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아 사회에 수용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전문성이 확보된 주장만이 여론을 대변할 수 있는 시대이다.

 경실련의 내년 과제는 교육개혁과 노동관계법 국가보안법등 악법개폐, 바른 노사관계정립,환경보전을 통한 에너지절약, 통일운동등 전방위에 미치고 있다. 서총장은 『불안한 정부주도의 개혁을 민간주도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실련의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시기와 충고도 따른다. 벌여놓은 일이 백화점식으로 산만하고 현대그룹노사분규등 민감한 사안에는 침묵을 지켰다거나 환경보전을 외치면서도 정작 공해현장의 감시·고발에 소홀했으며 정치세력화설이 끊임없이 나돈다는 지적이다.

 서총장은 『내부적으로 의견통일이 안된 사안에는 발언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며 모체가 없이 아이디어로만 탄생한 시민단체로서 회원들에게 늘 현장감시를 요구하기는 무리』라고 말한다.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는『우리는 순수 시민단체로서 정부가 개혁을 할 수 있도록 여론의 압력을 가하며 지원해주고 있을뿐』이라고 부인하고 있다.

 서울출신으로 독실한 기독교집안에서 태어난 서총장은 서울대공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기독교청년운동에 전념, YH사건등으로 독재정권하에서 3차례 옥고를 치렀다. 82년 미국에 유학, 목사안수를 받고 88년 귀국해 4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에 취임했으나 운동노선에 의견이 엇갈리자 경실련을 창립했다.

 경실련과 서총장의 올해 남은 과제는 쌀수입개방으로 인한 농민들의 절망감을 수습하고 농업개혁시안을 마련하는 일이다.【김병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