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 의료계의 가장 시급하면서도 민감한 난제가 바로 양·한방의학의 바람직한 관계정립이다. 최근까지 대결과 파란을 거듭하고 있는 한·약문제를 비롯, 일원화냐 이원화냐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의료체계의 문제, 그리고 조속한 의·약분업등의 해결이 모두 그 난제에 매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사부가 국민의료대계를 위해 조속한 개정을 다짐해온 의료법과 약사법이 마냥 표류하고 있고, 국민건강권마저 볼모로 삼는 휴업등의 극한대결이 수시로 빚어진것도 문제해결의 어려움을 잘 드러내 주는것이다. 이런 대결과 교착의 와중에서 양·한방의학의 바람직한 협진을 모색하는 운동이 최근 학계에서 전개되고 있어 하나의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서의학비교연구회(회장 전세일)가 지난주말 서울서 가진 창립2주년기념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이 바로 그런 새로운 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겠다. 이날 모임에는 양·한방의사들이 함께 참가, 4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협진의 필요성과 방법론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 이날 모임에서 연구회원들은 시작은 조촐하지만 앞날은 엄청날것이라며 의욕을 보여 의료난국극복의 작은 돌파구 역할도 기대된다. ◆이같은 협진모색과 함께 전국 의과대학 학장모임이 의과대학 교육과정에 한의학강좌를 개설하는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모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연세의대는 당장 내년부터 본과4학년에 한해 한의학강좌를 개설키로 했다는것. 이같은 비교연구나 타방강좌개설이야말로 집단이기의 극한 대결을 피하면서 의학발전의 영역과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을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흔히 의술은 인술이라는데 그동안의 집안싸움이 얼마나 국민을 성가시게 하면서 의료계의 헌신과 봉사업적마저 훼손해왔나를 생각하면 무척 안타깝다. 의료계의 새로운 운동이 국민의 걱정을 잠재우고 의료본래의 사명감제고와 발전으로 연결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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