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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준비(1000자 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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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준비(1000자 춘추)

입력
1993.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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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우리만큼 독일통일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국민도 드물것이다. 통일 과정뿐아니라 그 후의 후유증이며 그것을 풀어가는 문제들까지 우리는 줄곧 지켜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런 관심에 비해 실제 우리 자신의 통일에 대한 준비는 너무 미약한것 같다. 이러다가 정말 어느날 갑자기 통일이 되면 그 많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이 된다. 왜냐하면 동서독은 몇십년전부터 여러 분야의 교류를 통해서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61년 베를린장벽이 생기기 전까지 동서 베를린주민들은 지하철과 버스를 통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었다. 장벽설치 이후에는 어렵긴 했지만 비자를 발급받아 여행할 수 있었고 71년 상호수교이후에는 좀더 자유로운 접촉이 가능했다. 동베를린에는 서독의 특파원이 파견되어 뉴스를 직접 전송했고 서독의 어느 책방에서도 쉽게 동독책을 구할 수 있었다.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여행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집에서 서독의 TV를 시청하고 친척과 편지왕래, 상호방문정도는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치·문화적 교류를 통해 많은 부분이 서로에게 알려져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도 문제가 도처에서 발생하는데 우리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우리는 과연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일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우리는 너무 모르고 있다. 겨우, 그쪽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기본적 사실을 이제야 확인한 정도이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우리에겐 통일후를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통일논의나 대북창구를 정부가 일원화해서 독점하겠다는 주장은 통일후의 문제는 별 관심이 없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우선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가능한 한 자주 만나고 왕래하며 서로의 실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 이일을 위해 정부와 언론, 일반인 모두가 나서야 할 때이다. 그래야 우리는 독일통일의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슬기롭게 우리의 통일을 위해 쓸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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