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길씨(52)는 연극같은 인생을 살아온 연극인이다. 거지 엿장수 외판원을 비롯해 합기도사범 물리치료사 역술가등 안해본것이 거의 없는 그는 92년 한국일보와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해부」와 「호드기」가 나란히 당선되면서 희곡작가로 늦깎이 데뷔를 했다. 그는 지난달 비원앞 자신의 집 아래층에 연극공간 「비원문화장터」를 열고 권영임작 「미스김 시집이나 가지」를 각색한 여성연극 「여자를 왜 여자라 하는가」(31일까지)를 공연하고 있다.
『김삿갓같은 어쩔 수 없는 팔자를 타고 태어나 다양한 형태로 전개된 나의 인생이 결국은 연극으로 집약되는것 같습니다. 남은 생을 연극에 정착시킨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연극을 떠나지는 못할것 같아요』
20대 후반 「고도를 기다리며」를 연거푸 세번 보고 연극에 대한 동경과 방황을 시작한 그는 50줄에 희곡작가이자 소극장의 주인이 되면서 오랜 소원을 푼셈이다.
『비원문화장터를 문화행위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는 열린공간으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장터」라고 이름을 붙인거죠.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참가하는 아마추어극단도 만들고 문학 음악등 모든 장르의 문화예술에 공간을 개방할 계획입니다』
50대의 신인작가로서 젊은 작가들과 구별되는 감각으로 활동을 하겠다는 그는 판소리, 춤등 우리의 전통연희에 바탕을 둔 신명나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한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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