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 방영되는 KBS의 열린음악회는 친근감을 주는 프로의 하나로 꼽힐만하다. 고전음악과 대중가요의 어울림이 어색하지 않고 출연자들의 가창력이 진한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만원 청중의 호응은 차분하면서 진지하고 뜨겁다. 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하는 무대가 매우 유쾌한 느낌을 안겨 준다. ◆국악의 대중화 또한 기세를 타고 있다. 우리 소리에 우리 귀가 이제야 열리기 시작한것이다. 이제 국악은 그늘의 음악에서 당당하게 대중의 노래로 다가서려 한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 1백만의 관객을 동원한 「서편제」의 영향도 크겠지만, 음악의 다양성이 구체화 된다는 의미가 더욱 깊고 반갑다. 내년은「국악의 해」로 정해졌다. 대중속에 어떻게 용해될지 기대가 크다. ◆지금으로선 대중속을 가장 깊이 파고든게 역시 대중가요라 할 수 있다. 유행가라는 이름처럼 유행성 또한 가장 빠르다. 웬만한 자리에서 대중가요 한가락 못부르면 숙맥 취급 받기 일쑤다. 물론 대중가요의 생명은 길지가 않다. 인기정상에 오르면 그대로 「흘러간 노래」로 합류하고 만다. 여기서 살아 남아야 명곡으로 기억된다. 그런 가요도 손꼽기 어려울만큼 많다. ◆대중가요는 세태의 흐름을 탄다. 요즘 인기를 좌우하는것은 10대의 호응 여부가 중요한 열쇠다. 그래서인가. 다른 세대는 소외감을 느낄만 하다. 노래가 좀체 가슴에 닿지 않고 혀 끝에서 끝나는 아쉬움에 젖는다. 대중성을 잃는 대중가요가 되지 않나 섭섭하기도 하다. ◆올해로 8번째 맞는 가톨릭가요대상은 대상곡을 내지 못했다. 상을 줄만한 해당곡이 없다. 주최측은 「현재의 가요곡 가운데엔 상을 통해 격려하고 널리 알릴만한 곡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한다. 그동안의 대상작중엔 옛시인의 노래, 잊혀진 계절, 향수등이 있다. 이만한 노래가 없다는게 대중가요의 불모현상을 그대로 드러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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