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따른 실업률의 증가가 심각하다. 특히 고학력 실업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 발표로는 전체의 실업률은 2.6%이며, 대졸이상의 실업자가 14만명에 달한다는것이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의해도 이런 추세가 개선될 전망은 내년에도 비관적이다. 내년 예상실업률은 3%선에 이른다. 지난 87년이래 최악이라니, 인력난 속의 취업난, 취업난속의 인력난이라는 모순된 현실이 크게 우려된다. 그런 가운데 취업률이 악화된 반동으로 대학원 입학경쟁이 치열해진것은 아이로니컬하다. 취업에 실패하거나 불안을 느낀 대졸 또는 예정자들이 그 돌파구나 도피처를 석사과정에서 찾아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20% 증가했다는것이다. 이런 현상은 결국 고학력 고실업이라는 학력 인플레의 악순환을 부채질하는 꼴이다.
대학원 석사과정은 대학과 마찬가지로 전문교육의 연장선에 있다고 하지만 그 본질과 성격은 엄연히 구별되는것이다. 대학원 교육은 좀더 깊이있는 학문탐구에 목적을 두고 있다. 사회의 직장이 요구하는 전문인수준이 아닌 학문인을 양성하자는것이 본래의 취지라고 할 때, 그러한 연구기관이 실업의 도피처가 됨은 바람직하지가 않다.
더욱 곤란한것은 대학원을 마친 이후의 상황이다. 석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취업문이 넓어지는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학력은 오히려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는것임을 내다보고 판단해야 한다. 또한 대학과 마찬가지로 대학원 교육의 질이 떨어짐으로 인한 피해에도 깊은 성찰이 따라야 한다. 석사학위 과정중에 요행스럽게 직장을 얻으면 중도하차하는 일은 대학원 교육의 낭비요 적신호가 아닐 수 없다.
대학에 낙방하면 해외유학, 취업을 못하면 대학원 진학, 이처럼 왜곡된 경향은 고등교육에 상처를 입히고 본인에게도 뜻하지 않는 낭패를 초래할지 모른다. 마구잡이가 아닐까 하는 무모한 진학열은 반드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상식이지만 대학과 대학원 교육은 취업의 방편이나 수단이 아니다. 특히 대학원 교육이 그러하다. 학문탐구의 의지와 정열이 그 동인이어야지,그밖의 다른 의도나 목적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사회 전반이 학력을 출세의 도구로 삼는 풍토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장도 학력주의를 지양하고 실력주의를 기본으로 삼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할것이다.
취업난의 악화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급격한 고학력실업의 증가는 사회불안의 요인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대응이 시급하다. 고학력 실업은 바로 반국익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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