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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인 「통화관리」(「고금리」벽을깨자·제2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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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인 「통화관리」(「고금리」벽을깨자·제2부:3)

입력
199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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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차관도입 물가부담 이유로 막고/비싼 국내 금융 울며 겨자먹기 강요 국내 제조업체가 생산해 낸 부가가치가운데 기업몫인 세전순이익은 89년 전체 부가가치의 10.4%에서 92년 6.3%로 크게 줄었다. 금융비용으로 나간 몫은 13.5%에서 16.4%로 오히려 불어났다. 지난 4년간 기업몫은 깎인 대신 잘려나간 기업몫의 대부분이 「돈값」을 더 치르는데로 돌려진 셈이다. 

 부가가치는 기업의 총 매출액가운데 원료나 부품값을 제외하고 기업이 순수히 생산활동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한 실적이다.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져 그동안 인건비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융비용이 이처럼 급증한 이유는 지난 몇년새 국내기업이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면서 외부로부터 비싼 돈을 더 많이 빌려썼기 때문일것이다.

 우리경제의 고비용구조가 굳어지면서 생산현장의 기업가는 명백히 푸대접을 받고 있다. 땀흘려 일한 「개미」몫은 줄어드는데 돈놀이하는 「베짱이」는 더 윤택해지는 기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고금리체제 아래서 국내 금융업은 기업에 엄청난 이자부담을 떠안기며 제조업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영역에 자금을 융통해 주는 윤활유역할을 해야할  금융업이 되레 생산에 노력한 기업몫을 무위도식하는 예금소득자에 넘겨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정부 일각에서 최근 수출촉진을 위해 싼 금리의 해외상업차관을 일부 허용하자고 제의했으나 관계부처의 반발에 부딪쳐 무산됐다. 외국자금이 들어오면 통화증발에 따른 물가불안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게 표면적인 이유다.

 이에 대해 민간기업의 자금담당자들은 『수십억달러의 해외 핫머니가 증시에는 활개치도록 허용하면서 제조업설비투자를 위한 차관도입은 안된다는 논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수출용원자재를 연지급(외상)수입하는 기간을 늘리거나 수출업체가 외국바이어로부터 물품선적에 앞서 미리 대금을 받는 선수금한도를 확대하자는 제안도 국내 통화관리 부담을 들어 감질나는 소폭조정에 그치고 말았다. 

 재계관계자는 『수입업자나 외국은행이 국내 수출업체의 신용을 높이 평가해 외상원자재를 주거나 선금을 치르겠다는데 굳이 이를 말릴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차관허용이나 외상수입 선수금확대등에 반대한 결과 기업이 해외자금보다 7∼8%포인트나 금리가 비싼 국내금융을 울며 겨자먹기로 더 쓰도록 강요한 셈이라는 얘기다.     

 물론 일부 기업인들은 그동안 회사돈을 해외에 빼돌리거나 자기돈으로 자기회사를 상대로 「사채놀이」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져 금융비용이 높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제 이같은 사례는 실명제를 통해 원천적으로 추적, 근절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는게 중론이다.

 제조업경쟁력의 꽃인 중소기업이 17∼18%의 고리채까지 얻어쓰다 마침내 해마다 수천개씩 도산케 만드는 고금리의 냉혹한 벽. 이 벽이 깨지지 않는 한 제조업 경쟁력회복은 물론 「땀 흘린 사람이 씨를 거둔다」는 평범한 상식도 살아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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