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콜롬비아 「마약왕」피살/에스코바르,탈옥 16개월만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콜롬비아 「마약왕」피살/에스코바르,탈옥 16개월만에

입력
1993.12.04 00:00
0 0

◎미 축전… 일부극빈자들 “애도”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44)가 감옥에서 탈출한지 16개월만인 2일 메데인시의 한 은신처에서 정부군특공대에 의해 사살됐다.

 에스코바르는 미국내 코카인의 80%를 공급하는등 세계 마약시장을 주물러온 마약조직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으로 지난해 7월 감옥에서 탈출했다.그는 그동안 3천명에 이르는 보안군과 경쟁마약조직인 칼리 마약카르텔등의 집요한 추적을 비웃듯 막후에서 조직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한통의 전화가 이 거물의 최후를 불렀다.최근 가족들의 독일망명요청이 독일에 의해 거절되자 한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항의, 스스로 무덤을 파고 말았다. 정부군은 전화발신지를 추적해 그의 비밀은신처를 알아낸뒤 특공대를 급파했다. 눈치를 챈 에스코바르는 충성스런 일부 수하의 엄호하에 지붕을 타고 정부군의 포위망을 벗어나려 시도했으나 특공대의 사격권에서 빠져나가는데 실패했다.

 이번 작전을 지휘한 옥타비오 바르가스장군은 『우리의 작전은 완벽했다. 천하의 에스코바르도 우리의 포위망을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만족감을 표명했다.  에스코바르의 최후는 어쩌면 지난89년부터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당시 콜롬비아정부와 미국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에스코바르를 압박해왔다.그가 스스로 콜롬비아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감옥으로 걸어들어간 것도 절박했던 그의 입장을 말해준다. 하지만 그는 미국이 자신의 신병인도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격분,「콜롬비아판 노리에가」가 될 수 없다는 심정에서 탈옥을 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코바르는 마약왕이자 자선사업가로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문에 그의 죽음에 콜롬비아 정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미정부가 축전을 보내는 그뒤에서 콜롬비아의 일부 극빈자들이 애처로운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