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음악회」등 연주생활화 호평/우수 교수진 확보가 과제 지난해 12월 8일 첫 신입생을 뽑았던 우리나라 최초의 콘서버토리 한국예술종합학교(교장 이강숙) 음악원이 이달로 출범 1년을 맞았다.
「실기위주의 교육을 통한 전문연주자 양성」을 위해 문을 연 음악원은 우리 예능교육의 새로운 실험장으로서 지난해와 올해 음악계 최대의 관심거리중 하나로 부각됐다. 음악원 출범 1년을 바라보는 음악계의 시각은 아직 졸업생도 배출하지 못한 처지라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유보적인 태도가 지배적이지만 예능교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서서히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
학력고사를 치르지 않고 실기시험만으로 학생을 뽑았던 음악원은 실기비중을 기존 음대보다 2배이상 높이고 외국어를 제외한 모든 교양과목을 폐지하는 과감한 교육과정의 변화를 시도했다. 교수와 학생들이 매주 2∼3회씩 자유롭게 무대를 꾸미는「매일음악회」를 열고 학기말 시험까지 학생 독주회로 치르면서「연주의 생활화」를 내걸었던 교육과정은 10여명의 재학생이 국내 각종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10월에 열린 교내음악회가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7월 모집했던 「예술실기연수과정(초·중·고생을 대상으로 레슨만 하는 예비학교)」도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기존보다 10배정도 싼 1회당 1만4천원씩의 레슨비로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과거 예능교육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됐던 고액 레슨비 문제의 해결에 실마리를 푸는 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 음악계의 평가이다. 이경숙 음악원 원장은『교수진 전체가 열의를 보이고 있고 학생들도 이에 잘 따라주어 생각보다 빨리 학교운영이 자리를 잡고 있다』면서 『지금 같은 추세라면 2∼3년안에 제 모습을 갖추게 될 것 같다』 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도 음악원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까지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교수진 확보이다. 현재 초빙교수를 포함, 전체 교수가 15명이고 시간강사는 40여명 정도. 이 숫자로는 각과에 필요한 교수진을 갖출 수가 없다. 기악과의 경우 피아노부문만 3명의 교수가 있고 바이올린부문은 1명뿐이며 성악과는 가장 중요한 파트의 하나인 테너부문의 교수가 없다. 많은 비중을 강사에 의존해야하는 이같은 조건은 도제식으로 이루어지는 음악교육에서 앞으로 학생수가 늘어날수록 올바른 교육효과를 거두기 힘든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좋은 교수진의 확보는 곧 음악원의 위상 정립과 연결된다. 음악원이 올해초 교명 개칭문제를 놓고 서울대등 기존 음대와 불필요한「힘겨루기」를 했던 것도 그 위상이 뚜렷하지 않았기때문에 터져나온 것으로 음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음악원 진학에 대해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망설이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기존 음대와 구별되는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진을 꾸준히 영입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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