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특위 간사들은 안기부법 해법모색▷다각절충◁
타협을 통해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여야는 전날에 이어 3일 심야에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여권은 야당의 요구에 대한 입장정리를 위해 각종 채널의 「내부대화」를 가졌다.
야당 지도부는 여당과의 대화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며 「잠 못이루는 밤」을 보냈다.
이날 여야의 협상은 총무접촉을 통한 일괄타결과 국회정치특위 양당간사를 통한 안기부법 쟁점타결의 두 갈래로 진행됐다.
민자당의 김영구, 민주당의 김태식총무는 저녁식사를 같이하면서 안기부법·추곡수매안등 현안들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했다. 이 자리에서는 추곡수매안과 안기부수사권중 내란죄 삭제를 놓고 상호탐색의 최종담판이 벌어진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모두 협의결과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다. 그러나 반드시 결렬을 의미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비슷한 시간에 정치특위의 간사들인 민자당 박희태,민주당 박상천의원은 당지도부의 「특명」을 받고 저녁 국회의원회관에서 1시간 넘게 만나 담판을 벌였다. 이들은 전날 협의과정에서 이미 합의해놓은 사항들을 총점검, 재확인했으나 내란죄의 배제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러나 4일 상오 10시 국회정치특위에서 다시 만나 얘기를 계속해 보기로 했다.서울대 법대, 고시사법과 동기의 친구로 모두 검사출신인 이들은 같은 기간에 여야의 대변인을 맡아 이미 한번「대결」을 치러본 사이. 이들은 당 지도부의 지침을 존중하면서도 상당한 재량을 갖고 협상에 임했다.안기부 수사권중 기존의 최대쟁점이었던 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구성죄를 야당이 내면적으로 포기함에 따라 협상의 초점은 자연히 형법상 내란죄의 삭제여부에 모아졌다. 박민자의원은 『내란죄는 안기부가 국가의 안전을 책임진 기관으로서 상징성을 지니는것』이라며 야당측이 생각을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에비해 박민주의원은 『내란죄는 안기부의 권한남용가능성과 가장 크게 연결돼 있는 부분』이라며 삭제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두 의원은 『정국타개의 중요한 열쇠를 우리가 쥐고 있는 만큼 법조경력을 총동원해 지혜를 짜내 반드시 협상을 성공시키자』고 의기투합한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만남이 이뤄지고 있는 동안 김종호정책위의장등 민자당의 정책팀은 정부관계자들과 전날 농수산위에서 통과된 추곡수매동의안의 수정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당측은 야당과의 타협을 통한 정국타개를 위해 동의안의 일부 재조정이 불가피함을 주장하며 정치논리로 정부측을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부측은 재정의 어려움과 신농정정책의 차질등 경제논리를 들어 난색을 표시, 절충은 난항을 거듭했었다는 전언이다.
이기택대표등 민주당지도부는 당실무진과 협상대표등을 통해 여권의 움직임과 협상진척도등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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