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린돈 증시·금융기관 집중 때문” 분석 시중에 돈이 넉넉한데도 부도를 내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영세기업은 물론 주식시장에 상장될만큼 비교적 신용도가 높고 해당업계의 선두를 지키던 중견기업들까지 잇따라 넘어지고 있어 「자금배분」이 왜곡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긴급운전자금등 총2조2천여억원의 실명제관련 긴급자금의 경우 4천억원이 아직 집행되지 않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부도를 낸 기업체는 모두 3백56개(추정집계)에 이른다. 이는 추석자금수요가 몰렸던 10월의 3백93개보다는 적지만 금융실명제실시(8월12일)이전인 4∼8월의 2백50개안팎이나 지난해11월의 3백25개보다는 많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율도 서울과 전국이 각각 0.11%와 0.14%로 실명제이전의 0.11∼0.12%보다 높아졌다.
이같은 부도증가세는 주식시장에서는 「부도도미노」로 발전하고 있다. 올들어 잠잠하던 상장기업 부도가 실명제이후 급증하고 있다. 우진전기 한일양행의약품을 제외한 진영산업 근화제약 KYC(부도이후 한달만에 당좌거래 재개한 상태임) 경동산업 요업개발등 5개사가 8월중순이후 부도를 냈다. 증권시장에서는 『12월이 걱정이다. 12월은 10월과 함께 전통적인 자금성수기인데다 또 내년에 통화환수가 있을것이란 우려감도 고조되는 시기여서 상장기업부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부도를 낸 경동산업과 요업개발은 각각 양식기업계와 도자기업계의 대표적인 상장기업들이다. 고임금 고금리등 「고비용」을 피해 외국에 현지공장을 짓다가 내수침체에 수출부진까지 겹치면서 「부실화」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다. 또 비슷한 시기에 넘어진 금산산업과 코카코상사는 각각 1천만달러와 1백만달러의 수출을 달성, 제30회 무역의 날(11월30일)에 국무총리상과 무역협회회장상을 받을 예정이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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