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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부담 일의 3배(「고금리」 벽을 깨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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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부담 일의 3배(「고금리」 벽을 깨자:2)

입력
199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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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 14.3%… 대만엔 2배/1%만 낮춰도 연2조 비용절감 금리가 1% 내려가면 우리나라 기업 전체의 금융비용이 연간 약2조원 줄어든다. 기업으로는 약2조원을 앉아서 버는 셈이다. 거꾸로 금리가 1% 올라가면 2조원을 잃게 된다. 금리1%의 값이 2조원이다.

 금리를 현재의 13% 수준에서 한자리수인 9%로 낮추면 약8조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이는 경상GNP(국민총생산)의 3.5%, 연간설비투자액(41조원)의 19.5%에 해당되는 돈이다. 일본과 대만의 실세금리수준(92년)이 각각 4.6%, 6.8%밖에 안된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금리부담을 안고 국제경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한국 일본 대만의 기업이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 똑같은 가격을 받고 수출한다 해도 생산비용은 우리기업이 가장 많다. 그 상품을 만들기까지 부담해야 하는 금리부담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기업의 금리부담은 연14.3%에 이르고 있는데 비해 일본과 대만은 각각 우리의 3분의1, 2분의1에도 못미친다.

 생산의 기본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지만 실제 기업경영에 있어서는 이들 3대 생산요소의 비용이 결국 금리로 귀착된다. 땅을 사거나 임금을 줄 때도 자금을 빌려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부차입금이 아닌 자기자금으로 땅을 사거나 임금을 준다해도 기회비용(다른데 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고지가 고금리 고임금등 생산요소의 「비용3고」가운데 고금리가 기업의 대외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기술개발비 조달도 마찬가지다. 생산요소가격이 이처럼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는 수출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엔고현상등에 힘입어 수출이 일시적으로는 잘 될 수 있지만 오래 갈 수 없다. H그룹의 한 관계자는 『일본기업의 경우 설비투자시 연1∼2%의 장기저리자금을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개방등을 고려할때 설비투자자금의 금리가 연5%을 넘어서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은 현재 경기불황의 여파로 전후 최저수준의 저금리상태에 있다. 각종 국제금리가 86∼89년의 3저현상때보다도 낮다. 외국의 웬만한 기업들은 3∼4%의 자금을 자유롭게 쓰고 있다. 심지어 태국 말레이시아등의 기업들도 사상유례없는 저금리를 맘껏 누리면서 우리를 바짝 뒤쫓아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껏 내렸다는것이 13%수준이다.

 고금리의 벽을 깨는것이야말로 최고의 국제경쟁력강화대책이자 가장 확실한 기업지원정책이다. 「고금리」구조는 우리나라 금융자산가들의 소득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뜻이다. 같은 돈을 굴릴 때의 수익이 우리가 미국보다 3∼4배 많다.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기를 쓰고 들어오려 하고 있고 무지막지한 개방압력을 넣고 있는것도 우리나라가 돈놀이에는 천국이기 때문이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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