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때 “느긋”… 전격조치에 “망연자실”/“가족간불화 크게작용·형제가 제보” 소문도/김 회장 “불만은없어… 신한국 걸림돌 죄송” ○…김승연한화그룹회장(41)은 30일 밤 11시5분께 구속수감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제가 부덕해서 이 사태까지 왔는데 저희 그룹을 아껴온 국민들께서 그룹을 살려주시고 계속 사랑해달라』며 『그룹회장이 어떻게 되더라도 그룹이 산다는것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다소 지친 기색으로『검찰수사에 만족한다』며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신경제, 신한국건설에 앞장서야 하는데 제가 걸림돌이 되어 대통령각하는 물론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대검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던 김회장은 대검청사 안팎에 나와 있던 한화그룹관계자 30여명을 접하고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태정대검중수부장은 이날 하오 6시45분께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김회장 구속방침을 발표하면서 『경제문제를 고려했지만 사정의 공평성과 계속성 원칙에 따라 결정된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신임 검찰총장체제이후 검찰의 독립이 강조돼왔다』면서 『간부회의를 거치고 각 검찰청으로부터 의견을 수렴, 독자적으로 결정한것』이라고 말해 외부압력이 없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함께 『검찰내부에서 이견이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의에선격론이 있게 마련』이라고 언급, 한때 찬반양론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하오 4시30분께까지도 수사진행상황을 묻는 기자들에게 『김회장이 진술을 제대로 하지 않는등 수사가 진척되지 않아 얘깃거리가 없다』고 구속방침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김회장이 검찰에 소환되기 전에는 『조사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특별한것을 기대할것이 없다는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하오 6시를 넘기면서 대검수뇌부가 회의를 하면서부터 구속쪽으로 방향을 선회한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검찰은 구속방침을 결정하기 앞서 상당한 고심을 한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중수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상·하오 두차례 간부회의를 갖는등 충분한 논의끝에 결정한것』이라고 언급, 이러한 점을 시사했다.
또 국내 10대기업에 드는 재벌기업의 회장을 구속할 경우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을 공안부등에서 여론등을 수집했으며 최종 결정에 앞서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을 거친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상오 10시15분께 검찰에 자진출두한 김회장은 『검찰에서 모든것을 말하겠다』며 『조사가 끝난뒤 여러분과 만나겠다』고 심경을 피력, 구속방침을 예견하지 못한 표정이었다.
○…검찰조사가 진행되던 이날 하오 2시30분께 한화그룹 오재덕부회장과 홍보이사가 대검기자실을 방문, 김회장의 사과문형식의 글을 배포하면서도 느긋한 표정이어서 그룹차원에서는 예상하지 못한듯한 분위기였다.
김회장은 이 글에서 『국가 전체가 국제화라는 큰 과제아래 각 분야에서 매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를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는대로 기업인으로서 맡겨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주변에선 『김회장이 구속된것은 가족간의 불화가 크게 작용했을것』이라는 말이 파다했다.
특히 김회장이 사채업자를 통해 가명예금을 실명으로 변칙전환한것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게된것도 김회장 형제중 한 사람이 검찰에 제보했다는 설이 나돌았다.
○…한화그룹은 이날 김회장이 구속되자 한마디로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하오 6시까지만 해도 한화본사(서울 중구 장교동 현암빌딩)는 불구속입건을 확신, 직원들이 정상퇴근하는등 비교적 느슨한 분위기였으나 하오 6시50분께 구속방침이 알려지자 남아 있던 직원들은 『믿을 수 없다』『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다』라며 경악과 우려를 표시했다.
○…회사측은 이날 하오 7시께부터 1시간가량 20여명의 계열사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전 임직원은 동요하지 말고 본업에 전념할 것을 당부한다』며 『거래선들에도 업무가 차질없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오재덕그룹부회장 남욱한국국토개발회장 성락정경인에너지회장등 그룹회장단 3명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 김회장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을 메우기로 했다.
○…회사 임직원들은 『사법처리는 당국에서 결정하는 문제이지만 그래도 그동안 김회장이 카자흐스탄 전전자교환기사업등 각종 해외사업을 진두에서 추진해왔는데…』라며 『이번 일로 그룹 전체의 공신력실추나 재계분위기 냉각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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