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김약국의 딸들」 등 강세/비소설 「나의 문화…」「…논리야」 선풍/사회분야선 경제관련 실용서 큰인기 올해는 소설, 수필, 시등 문예물이 가장 많은 독자를 얻은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설은 종로서적이 집계한 종합 베스트셀러 1백위에 오른 책의 64%를 차지할 정도로 책읽기의 주요 대상이었다. 한국문화 붐을 일으킨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유홍준 지음· 창작과 비평사간)와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꿰뚫은 「반갑다, 논리야」(위기철 지음· 사계절간)는 변화한 사회를 반영하는 베스트셀러이다.
교보문고, 종로서적, 영풍문고, 을지서적등 서울 시내 대형서점들은 92년 11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자사 매장에서 판매된 책을 분석해 올해의 베스트셀러를 집계했다. 문화체육부가 정한 「책의 해」를 맞아 어느 때보다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좋은 책에 대한 홍보가 이루어졌지만 실제 책판매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흥미위주의 책과 더불어 「마음의 양식」이 되는 책도 베스트셀러 대열에 너끈히 오른것은 「책의 해」가 이루어낸 분위기의 덕을 봤다고 볼 수 있다.
가장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소설부문에서는 지난해까지 소설시장을 휩쓸던 역사인물소설의 퇴조를 역력히 보여주었다. 그 대신 본격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서편제」(이청준 지음· 열림원간) 「김약국의 딸들」(박경리 지음· 나남간) 「얼음의 도가니―93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최수철 외 지음· 문학사상사간)등이 다시 독자를 잡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시부문에서는 몇년째 청소년들의 여린 감수성에 호소하는 얄팍한 시집이 판을 치고 있다. 내용보다는 장정이 돋보이는 이러한 시집들은 문장도 되지 않는 글을 「시적 파격」이랍시고 마음대로 쓰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마저 있다.
비소설 분야에선 새로운 입시제도에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논리학습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위기철의 「반갑다, 논리야」를 시작으로 쉽게 풀어 쓴 논리학책 붐을 일으켰으며 석용산 스님의 「여보게, 저승갈 때 뭘 가지고 가지」(고려원간)가 출판사도 예상치 못했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불교대중화에 기여했다.
인문분야에선 역사서가 강세를 이루었다. 올해 최대의 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비롯해 「이야기 한국사」(교양국사연구회 지음· 청판사간) 「거꾸로 읽는 세계사」(유시민 지음· 푸른나무간)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박세길 지음· 돌베개간) 「역사 앞에서」(김성칠 지음· 창작과 비평사간)등 역사관계 서적들은 국제정세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독자들의 주의를 끌었다.
사회분야에선 「프로 비즈니스 삼성맨」(이경훈 지음· 일터와 사람간) 「경제기사 소프트」(곽해선 지음· 사계절간)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마이클 해머,제임스 캠피 지음· 김영사간) 은 경제관련 실용서적들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아동분야에선 보는 문화에 익숙한 세대답게 입체그림이 삽입됐거나 이미 영화로 상영된 책이 주목을 받았다. 「매직 아이」와 「스테레오 그램」은 스테레오 북이라는 새로운 출판용어를 탄생시켰고 「나 홀로 집에」 「미녀와 야수」 「쥬라기 공원」은 영화로 상영된 작품이 책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끈 경우이다.
종로서적 홍보과 김남식계장은 『바뀐 입시제도, 경제 회생, 녹색운동에 관한 책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기성세대와 판이하게 구별되는 신세대들의 감각이 책시장의 변화를 주도했다. 이들은 이념에 얽매이지 않으며 정보화시대에 대비한 실용적인 책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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