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장들도 대출금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우량고객에 대해서는 「보고▦승인▦집행」등 본점과 복잡한 협의절차없이도 지점장이 「알아서」대출금리를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대출받고 싶지만 은행이 정한 개인평점기준에 미달돼 금리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도 지점장이 「확실한 고객」으로 인정해주면 일정비율의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리자유화 조치이후 가계대출의 차등금리제도가 속속 도입되면서 각 은행들이 점포장들에게 일정범위안에서 대출금리를 신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따라 대출금리인하로 우량고객을 잡으려는 노력은 이제 「은행간 경쟁」에서 「지점간 경쟁」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거액예금을 유치할 때 지점장의 판단으로 표면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제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여신금리, 특히 가계대출금리를 결정하는데 지점장 재량권이 부여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22일부터 개인대출금리를 최고 1.25%포인트까지 내리는 차등금리제를 실시하면서 우량고객으로 판단되면 지점장들이 0.25%포인트안에서 금리를 추가인하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의 금리우대고객이 되려면 원칙적으로 개인평점(거래실적+신용도)이 최소한 50점을 넘어야 하나 이 기준점수에 못미쳐도 ▲소액이지만 거래가 꾸준한 사람 ▲사회적 공신력이 높은 사람 ▲실적은 없어도 부실채권 발생의 염려가 없는 사람등에겐 지점장이 독자적인 판단으로 금리를 할인해줄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도 평점기준에 관계없이 직업 연봉 담보력 신용도 수준이 높은 고객으로 인정되면 이달 중순부터 지점장 재량으로 가계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하, 연10%이자로 돈을 내주고 있다.
보람은행은 최근 가계대출금리를 최고 2.5%포인트까지 내리면서 이중 1%포인트는 영업점장의 몫으로 남겨 놓았다. 이로써 이 은행지점장들은 신용대출 3천만원, 담보대출은 1억원 한도안에서 인근 타은행지점들보다 가계대출금리 운용에서 1%포인트의 경쟁력을 갖게된 셈이다.
이같은 금리재량권 확대는 지점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고 지역과 고객사정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순발력을 키우며 나아가 우리나라 은행의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중앙집권식 경영」해소의 계기가 될것으로 평가된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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