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타결 장기적으론 손해 아니다”/헝가리 UR계기 시장경제 전환/북한흡수통일 부작용 독보다 커 헝가리 과학원 산하 세계경제연구소의 안드라스 이노타이소장(50)은 30일 본사 13층 송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헝가리등 동구권 국가들의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과 남북한통일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지난달 29일 방한한 이노타이소장은 부다페스트대학에서 국제경제학박사학위를 받은 석학으로 현재 헝가리대통령실자문역을 맡고있는 구소련 위성국 경제의 탈공산화문제 권위자이다.
이노타이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과거 동구권 국가들의 최대과제는 시장경제로의 성공적인 전환』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헝가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오래전부터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헝가리국민의 25%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UR협상에 의한 농산물시장 개방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라며 『그러나 최대시장인 서유럽국가들의 자국 농산물에 대한 보조금지급으로 헝가리 농산물이 최대시장인 유럽에서 경쟁력을 잃었던 지금까지의 상황을 고려해보면 UR협상이 장기적으로 헝가리에 불리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UR가 타결되면 헝가리농산물이 유럽국가에서는 이익을 볼 수 있으나 미국의 값싼 농산물로 타격을 입지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이노타이소장은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겠지만 헝가리의 장기적 주력산업이 기술분야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희생은 불가피하다』며 UR대세론을 견지했다.
그는 그러나 헝가리가 이미 가트회원국이고 수년전부터 개방에 대비한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해왔기 때문에 UR가 타결되더라도 국가경제 전체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이노타이소장은 독일통일의 예를 들며 남북한 경제문제와 통일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독일은 서독경제권이 동독경제권을 흡수 통일한 경우임을 강조하며 『한국이 북한을 현상태에서 흡수 통일할 경우 부작용은 독일보다 훨씬 클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반도 통일은 경제와 교육 양 측면에서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남한의 대북 경제원조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남한이 지속적인 경제원조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 북한주민들이 다양한 상품을 선택하며 시장경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교육」을 병행하지 않는한 통일분위기가 조성되기는 힘들것이라고 말했다.
이노타이소장은 이어 탈공산화과정을 겪고있는 헝가리 경제의 특성을 외자유치, 고도성장, 사유화로 설명했다. 이노타이소장은 헝가리에서 89년 탈공산화정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모두 55억달러의 외국기업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과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전분야에서 외국인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상품의 우수한 품질과 정당한 가격으로 한국의 투자가 특히 환영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노타이소장이 지적한 헝가리경제의 최대문제는 인플레와 실업문제이다. 올해의 경우 인플레는 23%이고 실업은 13%에 달한다. 인플레는 경제규모가 커지고 실질임금이 올라가 다른 동구권국가들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나 실업은 상당한 골칫거리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헝가리정부는 현재 30%선에 머무르고 있는 기업의 사유화를 더욱 확대, 전면적인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UR협상을 계기로 헝가리의 경제정책은 서유럽중심에서 전세계로 전환될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노타이소장은 2일 한국개발원(KDI)과 통일원에서 「동구의 탈공산화과정과 북한경제의 전망」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진뒤 3일 출국할 예정이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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