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비서 해임보도·사회단체들 일제히 집회/최근 외교부 강성담화 등 “심상찮은 느낌” 한미정상회담이후 북한은 대남 비방선전의 강도를 높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정중동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사실상 북한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중앙위 전원회의 제6기 20차회의가 11월중 이미 개최됐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어 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30일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최근 개최됐다는 첩보가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조짐들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들은 오는9일 로 소집이 공고된 최고인민회의 제9기 6차회의의 보고등을 통해 밝혀지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로서는 김정일의 총비서직 승계등 권력승계와 관련된 획기적인 결정이 있었던 것같지는 않다』며 『그러나 핵문제를 둘러싼 주변상황이 북한에 대해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고 있는 국면에 들어간 만큼 이와 관련된 포괄적인 정책결정과 권력기구개편등 인사문제, 경제정책등에 관한 결정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
당중앙위 전원회의의 개최사실을 시사하는 조짐들은 지난달 중순이후 꽤 폭넓게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난달21일 북한전역에서 실시된 도(직할시)대의원선거의 당·정 고위인물의 투표소식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중앙위산하 비서국의 비서들인 윤기복(교육·과학담당)과 박남기(경제계획담당)등 2명이 당비서직에서 해임된 것이 확인된 것. 비서의 해임은 노동당규약상 중앙위 전원회의의 고유권한으로 이 회의가 개최돼 당핵심부의 개편이 있었다는 사실을 유추케 하고 있다. 단 이들의 후임으로 누가 보임됐는지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또 북한에서는 지난달15일 직업총동맹·여맹·사로청·농근맹등 대표적인 당외곽단체들이 일제히 전원회의를 개최하는등 사회단체들이 총망라돼 집회가 집중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17일 기자동맹 제7차대회, 24일 기층조직인 「전국 7·11 붉은기 동·인민반 열성자대회」등도 같은 맥락으로 모든 집회가 한결같이 김정일에 대한 충성의 대잇기를 강조하고 있는 것. 정부일각에서는 이같은 집회가 당중앙위 전원회의 개최를 위해 분위기를 잡기위한 사전작업이라기 보다는 이미 내려진 중대결정을 사후에 전파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이밖에 북한언론에서 김정일에 대한 호칭과 비중이 도리어 김일성에 대한 것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도 김정일의 또다른 위상변화를 시사해주는 조짐들로 해석되고 있다.
당중앙위 전원회의의 개최여부가 주목되고 있는 것은 핵문제와 대남관계와 관련된 북한의 태도가 시기를 같이해서 강경해지고 있다는 관측때문이다. 정부관계자들은 『23일 이후 북한의 태도는 핵문제등과 관련한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커녕 자꾸만 벼랑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심상찮은 느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북한당국이 중대결정을 내렸다면 그것은 북한·미 후속회담의 전제조건으로 한·미간에 확정된 대국제원자력기구(IAEA)협상과 남북대화의 진전을 거부키로 하는등 강경돌파식의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유보조치의 철회를 경고한 29일 외교부 대변인담화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측의 첫 공식반응으로 부정적 반응이 이미 예상되기는 했으나 『남조선 현당국자의 임기 기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짙어가고 있다』고 위협하는등 그 수위가 상당히 높다는 분석이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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