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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파장은 크지 않을듯”/김승연 회장 구속… 업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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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파장은 크지 않을듯”/김승연 회장 구속… 업계 반응

입력
199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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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의 미결시안 마지막 청산/경제회생 위한 공동노력 메시지 『의외다. 그러나 재계 전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으리라고 본다』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이 전격 구속된 30일 재계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재계는 당초 경제회생에 초점을 맞춘 정부가 김회장구속으로까지는 몰고가지 않을것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실명제실시 이후 사정쪽에 집중했던 새 정부의 정책방향이 경제회생쪽에 모아지자 대재벌 사정의 상징이었던 한화그룹 김회장문제는 큰 파문없이 수습될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에 대한 3년형선고(형집행정지)에 이어 이날 김회장까지 전격 구속되자 재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구속에 이르게 된 과정을 파악하고 배경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재계가 김회장의 전격구속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김회장이 그동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수 없게 일처리를 해 왔기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동생인 김호연씨의 상속재산 반환청구소건이 끝나기 전에 미국 LA의 호화별장매입문제등이 터졌고 이에대한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자금의 변칙처리문제가 발생한것이다. 특히 실명전환과정에서의 비자금 변칙처리문제는 이번 김회장의 전격구속에 기폭제가 된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 취임이후 밝힌 일련의 대재벌관련 발언중 『법을 어기고 도덕성을 상실한 기업과 기업주는 엄단한다』는 부분을 기억하고 있는 재계는 김회장이 이 부분에서 용서받을수 있는 수위를 넘었다고 정부가 판단했을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의 또 다른 분석은 정부쪽의 의지다.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를 마치고 국제화와 개방화를 골간으로 경제회생에 최우선 정책목표를 두겠다는 김대통령과 정부가 경제회생의 선도적 역할을 해야할 재계쪽에 미결사안을 남겨놓지 않겠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는 풀이다. 즉 새 정부의 색깔에 맞지않는 경제사안들을 모두 마무리지은 뒤 새로운 분위기에서 정부와 기업 모두 경제회생에 매진하자는 의지를 보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물론 김회장의 이번 구속을 쌀시장 개방문제나 북한핵, 예산안처리등 새 정부 출범이후에 닥친 가장 어려운 난제들과 연결시키고 있는 시각이 아주 없는것은 아니다. 국면전환과 새 정부의 분명한 도덕성 회복의지를 함께 담고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분명한것은 해방직후 반민특위로 체포된 기업인이나 5·16직후 있었던 재벌총수 구속, 5공시절 줄을 이었던 각종 경제사건에 관계된 기업인 구속과 이번 김회장의 구속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재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김회장의 구속으로 한화그룹은 대외적인 이미지나 업무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것으로 보인다. 그룹관계자들은 우선 김회장 주도로 추진해 온 카자흐스탄 TDX(전전자교환기)수출이나 경제개발 자문등이 어려워졌으며 그리스의 정유사를 인수하려던 계획도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룹의 해외 거래선 관리에도 적지않은 어려움이 따를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그러나 김회장의 구속이 경제계나 재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안을 애써 김회장의「개인적인 도덕성문제」 「범법문제」등으로 국한시키는것을 보면 재계가 이번사건이 재계 전체로 불똥이 튀지 않기를 바라는 시각도 없지 않은것같다. 

 일부 관계자는 특히 『새 정부의 개혁의지에 맞는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는 재계입장에서도 김회장의 문제는 껄끄러운것이 사실이었다』며 『이제 새 정부와 재계가 경제회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성숙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회장의 구속으로 재계 자체의 내부정화문제가 더욱 큰 현안으로 부각되고  경제성장에 이바지했다고 해서 도덕성까지 인정받던 시대는 지났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될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이종재기자】

◎한화 창업41돌 약사/김 회장 81년 29세로 그룹 승계/거액상속세 세간화제… 동생과 불화 진통

 한화그룹의 전신은 한국화약그룹으로 이 그룹이 세간의 관심을 끈것은 77년의 이리역 폭발사건과 창업주 사망후에 낸 막대한 상속세 때문이다. 한국화약그룹의 창업주인 김종희씨는 81년2월 1백12억6천6백만원의 재산을 상속, 당시로서는 2세에게 가장 많은 재산을 넘겨주었다. 2세들은 69억3천9백만원의 상속세를 납부해 당시 사상최대의 상속세로 화제가 됐었다. 

 이 그룹은 또 89년1월 실권주를 변칙적으로 인수함으로써 막대한 시세차익을 남긴것이 발각돼 그룹 임직원들에게 2백억원이상의 증여세가 추징됨으로써 다시 한번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이 금액은 단일세목으로는 사상최대였기때문이다. 세금과 인연이 많은 셈이다.

 창업주의 뒤를 이어 당시 재벌총수로서는 국내 최연소인 약관 29세로 회장자리를 계승한 김승연씨는 그러나 동생 호연씨와의 불화로 그룹을 발전적으로 계승하지 못한채 내분과 각종 루머에 시달려왔었다.

 동생이 상속재산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후 형은 『동생을 더이상 동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돼 왔었다.

 한국화약그룹은 창립 40주년을 맞은 92년10월 그룹과는 어울리지 않는 「폭약」의 이미지를 없애고 세계적인 화학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그룹 명칭을 「한화그룹」으로 바꾸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창업이후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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