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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날 30돌/추락하는 「수출한국」… 우울한 경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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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날 30돌/추락하는 「수출한국」… 우울한 경축일

입력
199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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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평균 성장률 6%로 떨어져/선진국서 밀려나 동남아·동구 “기웃”/5년만의 흑자도 수입 의외 감소탓 무역의 날 30돌을 맞는 상공자원부와 무역관계자의 심정은 한마디로 착잡하다.

 64년 1억달러수출을 돌파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수출의 날」.

 그동안 우리 수출은 무려 8백배이상 급속한 신장세를 보여 양적 실적만 따진다면 분명 이날은 흔쾌히 경축할 기념일이다. 그렇지만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89년이후 땅값 금리 임금등 「비용 3고」에 발목이 잡혀 심각한 경쟁력 약화와 수출부진에 시달리는 현실때문에 많은 관계자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연말을 겨우 한달 앞둔 현재까지 정부의 올 수출목표 8백30억달러가 달성될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런 상태라면 95년으로 예상되는 「수출 1천억달러」달성도 차질없이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우리나라 수출의 지난 30년을 돌이켜보면 실로 눈부신 신장을 거듭했다. 64년이후 지난해까지 수출규모는 연평균 24.9%씩 급속 성장했다. 70년 10억달러, 77년 1백억달러를 각각 달성한데 이어 올해는 삼성전자 한 업체가 우리나라의 75년 전체실적 5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정도가 됐다.

 64년 당시 우리나라 수출상품수는 김 중석등을 합쳐 겨우 1백42개. 지난해는 무려 7천2백54개품목으로 대폭 확대됐다. 농산물 광산물등 1차산품이 64년 총 수출의 절반에 가까운 48%였으나 지난해에는 중화학제품이 63%, 경공업제품이 33%를 차지, 산업구조의 변천을 반영했다. 수출대상국가수는 64년 41개국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2백3개의 전세계 각국을 상대로 「메이드인 코리아」를 팔고 있다.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괄목하게 높아져 64년 수출이 84위, 수입이 56위로 수출입 합쳐 세계61위의 교역규모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수출 13위, 수입 12위로 올라섰다.

 반면 이같은 비약과는 너무 대조적으로 89년이후 올해까지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수출의 실상은 참담하다.  89∼92년간 수출신장률이 연평균 겨우 6·0%에 그쳐 경쟁국인 대만(7.7%) 싱가포르(12.8%) 홍콩(17.3%)은 물론 이미 경제가 성숙한 일본(6.4%)이나 미국(8.5%)에도 뒤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상품의 시장점유율은 미국에선 88년의 4.6%에서 92년 3.1%로, 일본에선 6.3%에서 5.0%로 각각 두드러지게 낮아졌다. 미 일등 선진국시장에서 밀리면서 동남아·동유럽등 「뒷골목」을 기웃거린다는 비아냥마저 받는 입장이 되고 있다.

 상공부는 올들어 10월말까지 수출이 6.3% 증가한 6백69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수입은 0.9% 증가에 그친 6백91억달러로 집계돼 통관기준 무역적자는 지난해보다 33억달러나 개선됐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국제수지기준으로 15억달러가량 흑자를 기록할것으로 전망된다. 5년만의 흑자전환이지만 수출이 시원하게 늘기보다는 수입이 의외로 줄어 이룩한 「축소균형」이어서 누구도 이를 드러내놓고 자랑할 입장이 못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의 성장률을 높이는데 수출이 기여한 비율이 27%이며 수출 1백만달러당 34명씩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지난 30년간 국민총생산(GNP)의 수출의존도는 줄곧 25∼40%를 기록해왔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 한사람당 수출액은 1천7백55달러꼴로 미국의 1천6백69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나 독일 5천12달러, 일본 2천5백40달러, 대만 3천7백34달러에 비하면 훨씬 뒤떨어져 아직도 수출을 늘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부존자원이 없고 내수시장이 좁은 우리 여건상 수출은 경제성장의 유일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는 통계가 아닐 수 없다. 【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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