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천형이라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날이 갈수록 심각한 현실문제가 되고있다.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3백5명의 환자가 발생, 2백66명이 앓고 있는것으로 통계잡혀있다지만 사실은 그보다 훨씬 많을것으로 추정되고 있는게 실정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국내감염자를 최고 5만까지 추정하고 있는가하면 국내학자들도 공식통계의 최고 5배까지 환자수를 꼽고 있다는것이다. 더구나 세계보건기구는 획기적 치료제개발없이는 2천년대까지 세계적으로 4천만명이상이 감염된다고 보고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천형의 감염으로 인한 숱한 인간비극과 각종 송사마저 잇달아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때마침 12월1일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제6회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이날을 맞아 우리도 이같은 불치의 천형에 대해 보다 철저한 국가적 종합대책을 세우고, 범국민적 경각심을 두루 고취시켜 감염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일 때이다.
국내의 에이즈무방비는 이미 널리 알려진바 있다. 보건당국이 에이즈감염환자의 소재는 물론이고 빈번한 잠적사실 조차 모를 정도로 환자격리와 관리에 무성의할뿐 아니라, 성접촉 다음으로 주된 감염원이 되고있는 수혈로 인한 감염에는 예방이 아예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한 예방을 위한 당국의 국민적 경각심고취도 체계화하지 못해 전혀 성과를 얻지못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국내환자의 감염경로조사결과 90%가 성접촉(내국인간 55%)때문이고 나머지는 수혈과 혈액제제탓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무방비상태를 잘 드러내준다 하겠다. 내국인은 물론이고 수많은 해외여행자및 취업자, 그리고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에 대해서 제도적인 역학조사및 예방프로그램을 지금이라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할것이다.
보사부가 이제야 혈액제제에 대해서도 에이즈검사를 강화하고 제조창구를 일원화한다지만, 수혈감염은 여전히 무방비나 다름없다. 한심스런 사실은 당국이 환자관리를 제대로 하지못해 의도적인 보복헌혈을 한 사례마저 드러났던 일이다. 당국은 조기감염발견법및 치료책강구에도 세계적 연구수준에 뒤떨어지지않게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자들을 격리만 시킬게 아니라 복지도 아울러 강구해주는 에이즈치료및 연구센터설치는 그래서 시급한것이다. 예방대책도 보사부에만 맡길게 아니라 내무·교육·노동등 범정부적 대책기구도 필요할것이다. 다행스러운것은 민간차원에서의 예방활동을 위한 에이즈협회가 최근 출범한것이다. 이제라도 당국과 민간이 뭉쳐 에이즈에 대한 전면전을 펼쳐야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