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쌀시장개방문제가 한창 달아오르고 있는 때에 쌀의 국제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있다고한다. 캘리포니아산 가운데 우리나라와 일본이 주식으로하는 단립종이 지난15일 현재 톤당 4백19달러로 1개월전의 3백58달러에비해 17%상승한것이다. 일본이 냉해로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수입해왔던 쌀(산업용)의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분수입의 증대가 벌써 가격인상을 가져오는것을 보면 일본정부가 미국과 합의한것으로 알려지고있는 「쌀개방」을 공식선언하게되면 값이 더 뛸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유예기간6년, 유예기간중 최소시장접근 4%∼8%수입」등이 적용되면 6년동안은 수입량이 협정대로 제한되므로 결정적인 충격은 주지 않을지 모르나 쌀시장의 개방이 공식화된다는 의미에서 그 영향은 상당할것이다. 국제쌀값은 다시 상승할것이 확실하다. 일본과 한국을 겨냥해온 미국의 「한줌도 안되는」거대한 국제미곡상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것이다. 미·일신문보도에 따르면 일본공략에 일단 성공한것으로 믿어지는 이들이 한국쌀시장의 빗장도 열어젖히기위해 클린턴행정부에 압력을 강화하고있을것은 불문가지다. 클린턴행정부는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대한 미의회인준획득성공에 따른 기세를 몰아 한국에대해서도 「예외없는 관세화」의 수용을 관철시키기위한 온갖 강공수단을 모두 동원할것이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가 12월15일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시한이 가까워짐에따라 점점 자신없어 하는것도 이해는 간다. 미국은 힘도 있지마는 자신의 논리를 집요하게 강요하는 협상력 또한 쇠심줄처럼 질기다. 정부는 논리와 내구력이 미국보다 몇배 강해야 한다. 우선 이번 협상에 한국의 농촌과 농촌경제가 달려있다는 것을 절감해야 한다. 그 의식으로 무장돼 있어야 한다. 만의하나 「조건부개방」협상을 한다해도 「시장개방절대불가」의 자세를 견지해야 농가의 피해를 줄일수 있을 것이다. 합리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둔켈(전가트사무총장)안을 수용하는 경우에는 우리농가는 황폐화된다. 둔켈안은 6년간 개방을 유예하나 유예기간동안에 최소시장접근을 허용, 첫해 국내소비량의 3%를 수입하고 마지막연도에는 5%로 올린다는 것이다. 이에대해서는 통상 관세율 5%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최소시장접근이상의 수입에는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차이만큼 관세를 부과하여 수입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세에 의한 차이 즉, 관세상당치(TE)를 선진국의 경우는 6년동안에 36%줄이고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매년 2.4%씩 10년동안에 모두 24%감축하는 것으로 돼있다. 농촌경제연구소가 둔켈안이 제안됐던 91년말에 시산한바에 따르면 쌀값이 개방첫해에는 개방하지 않을 경우보다 가마당 1만3천8백원, 2차연도에는 1만8천4백원, 6년째에는 3만6천2백원이 떨어지는 것으로 돼있다. 쌀값이 최소시장접근만으로도 36%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와같은 가격하락에 따라 쌀생산이 위축, 90년 자급률이 1백8.3%였던 것이 99년에는 75%로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둔켈초안이 그대로 채택될 것은 아니지만 일본이 미국측과 타결했다는 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농림수산부는 지금 개방절대불가의 대안으로 일본식해결방식을 따르되 유예기간과 최소시장접근조건등에 일본보다 유리한 타결을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의 입장이 다른데 일본식해법의 모방이 반드시 타당하다고 할수없는 것이다. 타결방식이 어떻든 한국의 미작농이 경쟁체제를 갖출수 있도록 해야한다. 게임도 강·약자의 균형을 위해 약자에게 핸디캡을 준다. 우리는 쌀에 관한한 경쟁력이 극히 취약하므로 핸디캡을 크게 요구해야 한다. 그럴 자격이 있다. 농촌과 농촌경제의 붕괴를 두고 볼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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