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운영방식·위기관리 능력에 큰 허점 29일 민주당의 지도력은 다시한번 문제점을 드러냈다. 대통령국회연설에 대해 참석과 불참으로 두동강이 나버린 의원총회의 소동은 당운영방식의 적폐가 집약된 결과였다. 당론결정과정의 난맥상과 이 결정에 대한 설득능력의 부족, 지도부결정의 권위결여, 지도부에 대한 소속의원들의 냉소적 시각등 내연돼 오던 모든 문제들이 이날 한순간에 분출된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집단지도체제의 일반적 단점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날 소동은 특히 민주당의 위기관리능력에 강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은 현 정치구도아래에서 집권여당의 「유일한」파트너이다. 국정의 중요한 한 축이 지나치게 불안정할 경우 정국의 전개도 비정상의 모습을 띠게될 소지가 많다. 민주당은 지난3월 새체제출범이래 상당기간 리더십의 조정기를 거쳐왔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당운영방식의 문제들이 호전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지도력의 중요한 문제중 하나는 「책임」과 「권한」이 따로 작용하게 돼있는 집단성이라는게 중론이다. 가령 이날만 해도 각최고위원들은 대통령의 본회의연설에 일단 참석키로한다는 자신들의 회의결론과는 상반된 각자행동을 보였다. 의총의 분위기가 뜻밖의 강경으로 치닫자 이를 의식하는 심리가 퍼진듯하다. 이기택대표는 어느 경우든 당대표로서 책임의 문제를 벗어날 수 없게 돼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최고위원 9인으로 운영되는 집단적 리더십의 익명성만을 보장해주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대표는 이런 사정들을 정면, 혹은 적극돌파하기보다는 이같은 당내 역학구조를 반사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구사해 왔다. 설사 이대표가 적극적 방식을 취하려 한다해도 호락호락하게 먹혀들게 돼있지 않은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현상으로서 이미 드러날대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이와관련,주목할 대목은 여권이 이대표의 민주당을 정국의 파트너로 평가절하하기 시작한듯한 조짐이 최근들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6월 보궐선거직후 김영삼대통령이 이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이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배려하는듯한 태도를 보이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지적이다.【조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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