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겨냥/「피아노」 열연 홀리헌터/여우주연상 후보 확실/「하루의 남은 시간들」·「쉰들러의 리스트」 등 할리우드의 연말 홀리데이시즌은 추수감사절(올해는 지난25일) 연휴에서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계속된다. 이 축제의 시즌동안 극장을 찾는 발길도 부쩍 늘어나면서 메이저스튜디오들은 질 좋고 재미있는 영화들을 무더기로 쏟아놓는다.
이번 연말시즌에는 모두 30편 가량의 새 영화들이 소개될 예정인데 예년처럼 속편과 빅스타 주연의 영화 및 온가족용 영화들이 많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연말시즌은 무엇보다도 아카데미상을 노린 야심작들이 대량으로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 영화가 내년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 위해서는 LA의 극장에서 적어도 1주일간 일반관객을 위해 상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영화사들은 비장의 작품들을 연말에 내놓곤 한다. 아카데미상 후보감이 될 만한 영화를 연초에 개봉해봤자 아카데미회원들의 기억력이 짧아 막상 매년 2월 후보작발표시에는 무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할리우드 외신기자 클럽이 주는 골든글로브상 후보작들이 매년 연말에 발표되기 때문에 할리우드의 연말 홀리데이시즌은 아카데미상감 영화들의 각축장이라 할 만하다.
최근 개봉된 영화중 몇개 부문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를 것이 분명한 것은 여류 제인 캠피언감독의 러브스토리 「피아노」와 올해 아카데미상 3개부문 수상작인 「하워즈 엔드」를 만든 감독 제임스 아이보리와 제작자인 스마일 머천트팀의 깊이있는 드라마 「하루의 남은 시간들」. 「하루의 남은 시간들」에서 오직 주인섬기기만을 삶의 지상과제로 아는 집사역의 앤터니 홉킨스와 「피아노」에서 벙어리여인으로 나온 홀리 헌터가 각각 남녀주연상 후보에 오를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 개봉될 영화중 여러 부문에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강력한 세 작품이 「쉰들러의 리스트」와 「천과 지」및 「필라델피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한 흑백 3시간10분짜리 「쉰들러의 리스트」는 폴란드의 나치캠프에서 1천3백여명의 유대인들을 구해낸 독일인 쉰들러의 실화다. 리암 니슨과 벤 킹슬리가 나오는 이 영화는 아이들영화의 대명사인 스필버그가 모처럼 내놓은 심각한 영화여서 기대가 크다.
「천과 지」는 올리버 스톤감독의 베트남3부작중 종결편. 베트남전에 이르기까지 3개의 전쟁을 치른 베트남여인 리 라이 헤이슬립의 파란만장한 실화로 작품및 감독상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조너선 데미(「양들의 침묵」)감독의 「필라델피아」는 메이저스튜디오가 최초로 만든 AIDS영화이자 법정드라마다. AIDS에 걸렸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호모변호사(톰 행크스)가 호모혐오증이 있는 변호사(덴젤 워싱턴)를 고용, 자기를 해고한 회사를 고소한다는 내용인데 행크스의 연기가 아카데미상감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밖에도 존 구에어의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인 「6도분리」와 아카데미상 수상배우인 대니얼 데이 루이스와 엠마 톰슨주연의 「아버지의 이름으로」, 로버트 듀발과 리처드 해리스가 주연하는 「헤밍웨이와의 레슬링」등도 후보작으로 손꼽히고 있다.【미주본사 편집국장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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