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들에게 출산예정일을 허위기재한 진단서를 발급해준 산부인과 의사들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은 여교사 14명에게 허위진단서를 떼준 혐의로 6개의원을 조사하고 있는데, 그들은 방학중에 아기를 낳는 교사들이 출산휴가 2개월을 다 쉴수있도록, 개학후 분만예정인것처럼 허위진단서를 떼준 혐의를 받고 있다. 많은 직업여성들은 그 기사를 신문에서 읽으며 기분이 상했을것이다. 결혼한 직업여성들은 일하면서 아기를 낳게되고, 육아와 가사의 부담을 진채 가정과 직업을 양립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여성의 삶에서 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커지고 있으므로 어느쪽도 포기하기는 어렵다.
근로기준법에서 2개월의 유급 출산휴가를 인정한것은 직장여성 보호뿐 아니라 출산의 공적영역을 인식하는데서 출발했다. 다음세대를 이어갈 아기를 낳는다는것은 한 가정의 일일뿐 아니라 국가적인 일이다. 태어나는 아기들은 누구의 아들·딸인 동시에 국민이다. 여성사원들의 결혼·임신·출산에대해 부정적으로 대응하던 수많은 고용주들이 끝내 근로기준법에 굴복하지 않을수 없었던것은 출산의 공적가치를 외면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업여성들은 법과 함께 현실도 살펴보는 사려깊은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한 여성이 출산휴가로 두달을 쉬는 동안 그 직장은 어느정도의 부담을 지게된다. 동료들에게 그 부담이 돌아갈수도 있고, 고용주에게 돌아갈수도 있다. 특히 학교에서는 다른 교사를 임시로 채용해야 한다. 출산휴가를 받으면서 이런일들을 일일이 미안해 하지는 않더라도, 잊지는 말아야 한다. 자신의 출산으로 인한 타인의 부담을 되도록 줄이려고 노력하는것이 직업인으로서 바른 태도다.
그런점에서 그 여교사들의 출산일 조작은 부끄러운 일이다. 여자교장선생님들조차 교직의 여성화를 우려하면서 여교사들의 임신과 출산이 학교운영에 큰 부담이 된다고 털어놓는것을 들은적이 있다. 방학중에 아기를 낳아 출산휴가를 손해보는것이 억울해서 허위진단서까지 떼면서 얼마동안 더 쉬려고 했던 그 여교사들의 행위는 동료 여교사들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것이 틀림없다.
생리휴가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여성들이 한달에 하루 유급으로 쉴수 있는 생리휴가는 일하기 어려울만큼 생리통이 심한 여성들을 위한 배려다. 실제로 적지않은 여성들이 심한 생리통을 겪고 있으므로 이규정이 큰 도움이 되고있다.그러나 생리통이 없는 사람들까지 생리휴가를 챙기겠다는것은 얌체짓이다. 여성사원들의 생리휴가가 늘 토요일이나 연휴에 몰린다고 비꼬는 인사담당자들도 있다.
직장에서의 남녀차별은 없어져야 하고, 직장여성을 보호하기위한 특별한 규정들은 충실히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보호규정을 받아들이는 여성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여성들은 자기만 생각하지말고 직업속에서의 자기자신, 다른 직업여성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될 자기자신을 생각해야 한다. 보호규정을 특혜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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