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세계 허망함 깊이 뉘우치고 있다”/김태촌·조양은 등 검사·동료들에 편지/검찰 “잔존세력 동요 가능성” 기대 폭력조직 두목들이 잇달아 조직해체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내 폭력조직의 큰 줄기인 이른바 3대 패밀리중 범서방파의 김태촌(45) 양은파의 조양은등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두목들이 최근 검사나 동료들에게 편지를 보내거나 구두로 조직해체를 약속하고 있다. 잔존 폭력세력이 조직재건을 기도하거나 세력을 재편하는 시기에 나온 이들의 약속은 어느 정도 진실이며 앞으로 얼마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서울지검에 의하면 지난10월부터 강력부검사들이 수감중인 조직폭력배들을 선도·교화하기위해 교도소를 방문, 개별면담했는데 김·조등 거물급 상당수가 조직해체를 지시했거나 지시하겠다고 알려왔다.
청송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김의 경우 홍준표검사와 면담후 동료에게 편지를 보내 폭력세계에 몸담아온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조직유지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며 더 이상 폭력조직관리자라는 오명도 듣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검사는 『김태촌이 지난13일 면담할 때 「외부 조직원들에게 해체령을 내리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조만간 해체지시 편지를 조직원 전원에게 보낼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진주교도소에 13년째 수감중인 조도 최근 면담했던 김홍일검사에게 편지를 보내 『조직해체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한것으로 알려졌다. 김검사에 의하면 80년 신군부 집권직후 조직폭력배 일제소탕때 구속된 조씨는 『폭력세계의 허망함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 『95년3월 출감하면 조직해체를 선언하겠다』고 말했다.
또 종로기획파 김명덕, 범서방파 부두목 이택현등도 『폭력세계와 절연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면담했던 검사들에게 보내왔다.
검찰은 창조파두목 조창조, 동아파두목 문병현등「범죄와의 전쟁」후 검거돼 수감된 조직폭력배 두목 상당수가 조만간 조직해체령을 내릴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조직해체 의사표명이 자유스런 분위기에서 진행된 개별면담 또는 면담후 나온것이긴하나 진실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
유창종서울지검강력부장은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의 말이 얼마나 진실성이 있는지는 당장 판가름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영향력이 큰 거대계보 두목들의 약속인 만큼 잔존 폭력조직원들도 동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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