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미 무엇을 남겼나/열강 틈바구니 “당당한 목소리”/개방-국제화표방 「신외교」정지 17일부터 25일까지 걸친 김영삼대통령의 방미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제고라는 성과를 낳았다.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시애틀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지도자회의에서 한국은 가장 주목받는 국가중의 하나였다. 워낙 경제력 덩치가 큰 일본과 또 하나의 대국 중국에 미언론 보도의 초점이 맞춰진게 사실이지만 한국역시 나름대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오히려 일본과 중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것은 이들 국가가 APEC을 새로운 아태지역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키는 문제를 두고 미국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미국과 이해가 일치했다.
김대통령과 클린턴미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신태평양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한국은 국제역학관계에서도 위상을 강화할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일본과 중국은 서로 견제하며 한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것인가에 노골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강택민중국국가주석은 한국에까지 와서 김대통령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APEC 정상회담전에 한중개별정상회담을 갖고 입장을 조율하려고 했다. 이미 호소카와(세천)일본총리가 경주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가진것을 의식했기 때문인것으로 우리정부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강주석이 한중회담에서 중국의 경협파트너로 한국 홍콩 싱가포르를 차례로 꼽고 일본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했을 정도로 중국은 일본의 동아시아지역 경제주도권 장악을 막으려하고있다.
호소카와총리가APEC정상회담전에 방한, 역대 일본총리중 가장 솔직하고 전향적으로 과거사를 사과하고 새 한일관계 모색을 시도한것도 이유가 있다.
일본의 경제력에 걸맞는 정치적 역할증대를 위해서는 멍에가 되어온 과거사를 씻을 필요가 있고 그 상징적 상대국으로 한국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소원한 상태에 있는 미국과 중국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도 한국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됐다.
김대통령은 강주석과의 회담에서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고 강주석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클린턴대통령 역시 한미정상회담에서 김대통령에게 『미중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김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리의 위상강화를 위한 이같은 조건이 외교적 노력만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며 새정부가 그 바탕을 갖추고 있는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32년만에 탄생한 문민정부의 개혁정책이 국제적 시선을 모으고 있다는것이다. 여기에다 김대통령이 APEC 정상회담 훨씬 전부터 국제화 개방화정책을 표방한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국제화 개방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가 말로만 되는것은 아니다.무엇보다도 국내에서의 개혁자체가 국제화 개방화를 향해 진행되어야 한다. 우리 경제는 대외지향적으로 커 왔고 세계적 추세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커갈 수밖에 없다. 우선 대내외적 경제 및 행정규제가 대폭 완화돼 개방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김대통령이 이후 추진할 국제화 개방화를 위한 정책이 주목된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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