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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 “안보냈다” “지각도착” 새주장/조작설과 상이 사실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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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령 “안보냈다” “지각도착” 새주장/조작설과 상이 사실여부 주목

입력
1993.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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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방침­임차관 의견 서울에 택일요청”/「정부훈령」 회담결렬된후 도착 “의미상실” 정·관가의 핫이슈로 떠오른「이동복안기부장특보의 훈령조작의혹」의 진상이 당시 8차남북고위급회담 관련자들과 안기부 통일원관계자들의 증언에 의해 서서히 그 진상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정부는 당초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8차회담에 대표단을 보내면서 ▲이산가족의 방문정례화 ▲판문점에 면회소 및 편지교환을 위한 우체국설치 ▲동진호선원의 송환보장등 3가지 방침들을 결정했었다. 이에따라 당시 정원식총리를 대표로하는 우리측대표단은 평양에서 8차회담에 임했다.

 4일간의 평양협상은 그러나 남북간에 현격한 주장차이로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후 고위급회담은 열리지 않고있다. 여기서 결렬의 주요원인이 이특보가 협상에서 탄력적으로 대처하라는 노태우대통령의 추후훈령을 묵살하고 3대기본조건을 지키기로 한 기존의 방침을 마치 훈령인것처럼 조작했기 때문이라는게 이부영의원(민주)의 주장이다.

 이의원의 주장은 남북고위급회담 우리측 대표이자 대변인인 이특보가 대통령훈령을 묵살한후 조작했다는것이고 이에따라 감사원이 진상규명을 위한 직무감찰에 착수한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24일 『서울로부터 이특보가 기존방침고수라는 훈령을 받은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관계자의 주장에 의하면 8차회담중이던 지난해 9월16일 하오11시45분께 평양에 설치되어있는 우리측 상황실 관계자가 정치분과위 회의를 하고있는 이특보에게 『림 차관이 서울에 훈령을 요청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기본방침과 다르다』며 처리방안을 물어왔다는것. 청훈요청의 내용은 이인모노인을 북송하면 우리측이 요구한 제2항중 판문점에 면회소를 설치하는 문제를 합의해줄수 있다는것이었다. 이를 받아본 이특보는 이 훈령요청을 수석대표인 정총리에게 보이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다. 정총리는 분과위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정총리는 우리의 기본방침과는 다른만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듯 『서울에 보낼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인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의 주장에 의하면 당초 이특보는 정총리의 지시대로 림동원차관의 요청을 묵살하려다 그럴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의식, 림차관의 의견과 당초방침을 고수하면 어떻겠느냐는 두가지 의견을 서울 상황실에 보내면서 17일상오 6시까지 서울의 선택을 내려줄것을 요청했다는것이다. 그러나 서울 상황실은 이특보의 두가지 요청에 무게를 주지 않았다는게 당시 상황실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상연안기부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것이다. 따라서 17일 상오 6시까지 서울의 훈령이 평양에 보내지지 않았고 이특보는 이날 아침 정총리에게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정총리는 『그러면 기존방침을 고수하면 되지않느냐』고 말한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목에서 이의원의 주장과 정부관계자의 설명에 차이가 난다. 이의원의 주장은 분명히 새훈령이 내려왔는데 이특보가 묵살하고 기존방침 고수라는 훈령이 내려온것처럼 조작했다는것이고 이 관계자는 새훈령을 서울에서 보내지 않았다는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방침대로 해도 별 문제가 없지않느냐』고 한 정총리의 지시에 이특보가 기존방침 고수입장을 마치 훈령처럼 대표단에 알렸고 이것이 나중에 이의원에 의해 조작된 훈령으로 폭로됐다는것이다.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특보가 내세운 훈령이라는것은 서울에서 보낸것이 아니라 정총리와 상의하여 대표단에 기존방침 고수를 얘기했다는 것이 된다.

 한편 이전안기부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17일 상오7시에 종합보고서를 통해 평양의 대표단이 질의를 보낸것을 알았다. 하지만 실무자들이 청훈으로 보지않고 단순히 대표단의 동정으로 보고했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상오10시께 아무래도 미심쩍어 최영철통일원부총리에게 연락해 이 문제를 다시 상의했고 대통령의 재가를 얻어 하오에 전제조건중 첫번째 항은 무조건 고수하고 나머지 2가지항중 하나를 북한이 받아들이면 협상하라는 요지의 훈령을 보냈다』는것이다.

 이씨는 『하오 4시전에  새훈령을 보냈지만 2시간동안 통신이 두절돼 대표단은 6시가 임박해 새훈령을 받은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설명에 대해 한 정부관계자는 『당시 대표단은 이동중인 상태에서 새 훈령을 받았고 이를 이특보가 정총리에게 보고한것으로 알고있다』며 『정총리는 새훈령에 대해 회담이 결렬된 상황에서 새훈령이 소용이 있느냐며 나머지 대표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의 사실여부는 앞으로 감사원의 감사에 의해 판가름날것이다.

 그러나 당초 서울에서 조작된것으로 알려진 기존방침고수라는 훈령이 평양의 대표단사이에서 내려진 의사결정이라는 주장은 전혀 새로운것이어서 사실여부가 주목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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