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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UR협상/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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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과 UR협상/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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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12월15일은 세계무역사상 하나의 대전환점이 되는 날이다. 지난 7년동안 끌어온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협상시한이다. 협상의 성패에 따라 국제무역환경이 크게 달라지게된다. 2차대전 이후 세계통상질서의 근간을 이루었던 가트(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의 전향적인 발전여부가 달려있다. 잘못하면 가트체제의 균열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도 쌀등 농산물의 예외없는 개방문제등이 걸려있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진전상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UR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가트집행부측은 한국에 대해 「예외없는 관세화」를 수용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예외없는 관세화」는 일정기간 국내생산자의 보호를 위해 국내가격과 해외가격의 차이만큼 관세를 부과하되 시장문을 닫아걸고 있는 빗장은 일단 풀어야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수입절대불가」의 원칙아래 이를 계속 거부해오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은 기회가 있을때마다 쌀에 관한한 「수입절대불가」를 확인해왔다. 한국으로서는 이것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숙고해야할 입장이다. 한국과 함께 「쌀수입 절대불가」를 고수해오던 일본이 결국 「예외없는 관세화」를 수용할 것으로 알려져 우리는 혼자 힘겨운 싸움을 해야할 처지다. 일본정부는 아직까지 공표하지 않았으나 요미우리(독매)신문에 따르면 쌀의 관세화를 6년간 유예하되 유예기간중에는 최소시장접근방식에 따라 국내수요량의 4내지 8%를 수입키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세계통상에서의 일본의 비중을 볼때 백만의 원군을 상실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쉽게 무릎꿇을 수도 없는 것이다. 늘상 말해왔지만 쌀이 우리농촌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보다는 물론 세계어느나라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활적이다. EC 특히 프랑스도 농민들의 이익을 적극 옹호하고 나서고 있다. 프랑스정부는 EC가 미국과 지난해 합의한 농산물 보조금감축협상인 블레어협정을 개정하지 않는다면 UR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했다. 프랑스농민단체들은 영향력이 막강하다. 정부도 그들의 요구를 외면하기가 어렵다. 정권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당초 91년말까지 협상을 매듭짓기로 했던 UR협상을 2년째 끌게한 것이 바로 농산물에 대한 정부보조금 감축을 둘러싼 미·불의 대립때문이었다. 한·일의 쌀수입절대불가는 UR협상지연에 조연역할을 했다. 프랑스가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EC의 다른 회원국들이 지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랑스를 등지고 미국을 지지했다가는 EC자체가 깨지기 때문에 프랑스편에 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UR협상도 관건은 미·EC 더 좁혀 말하면 미·불의 합의여부에 달려있다.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은 이번에는 결단코 성사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그 결의가 대단하다. 머리도 썼다.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등을 통해 협공하고있다. 그는 미의회의 나프타인준에 따른 위상의 제고와 에이펙시애틀회의에서의 UR타결 지지선언을 배경으로하여 EC와 프랑스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에이펙에 대해 미온적이었던 미국이 이번 클린턴행정부아래에서 「경제동맹체」로 강화시켜야된다고 적극적 자세로 전환한데는 EC를 겁주어 UR협상을 촉진시키려는 계산도 깔려있었던 것이다. 미국과 EC는 지난 22일부터 UR협상타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는데 양측이 가능하면 매듭짓겠다는 자세인 것 같다. 그런데 타결이 된다해도 12월15일 자정까지 마지막시한에 가서나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측은 최종순간에 「유예기간10년, 시장접근(3%수입)안」을 대안으로 제시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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