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분 없고 단백질만 있는 육우개발/최근엔 시험관 송아지 첫 생산 21세기의 풍요를 약속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유전공학이 농산물 수입개방을 앞두고 있는 국내 축산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방분이 전혀 없고 단백질만 있는 육우개발이 실험실에서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는 우량송아지의 복제생산까지도 가능한 「시험관 송아지」가 국내에서 처음 출산돼 축산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축의 유전형질을 전환해 인간의 모유에 버금가는 우유를 분비하는 젖소, 지방분을 줄이면서 높은 적육량을 자랑하는 신종돼지등의 개발도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첨단 유전공학기술이 축산업의 모습을 급속히 탈바꿈시키고 있는것이다.
최근 서울대 수의대 생물제어실 황우석교수팀은 도축직전의 젖소로부터 미성숙난포를 뽑아내 24시간 체외성숙배양 과정을 거친후 시험관에서 건실한 정자와 인공수정, 대리모격인 수란우에 이식한지 2백88일만에 30㎏짜리 시험관 암송아지를 생산했다.
유전공학연구소 생물자원연구그룹장 이경광박사는 『이번의 시험관 송아지 출산성공으로 우수한 유전형질을 지닌 소의 대량생산 및 보급, 그리고 우량송아지의 복제까지도 할 수 있게 됐다. 비육우등의 품종개량과 수정란의 시판사업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경제수명이 다하거나 질병등으로 도살직전에 있는 젖소는 좌우측 난소에 각각 1만여개의 원시난포를 갖고 있다. 이중 기술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난포는 각각 30여개. 황교수팀은 우수한 유전형질을 가진 「퇴역젖소」로부터 이들 난포를 뽑아내 시험관 송아지를 출산시킨것이다.
황교수는 『도축우의 난소로부터 다수의 난자를 확보할 수 있게 돼 기존의 인공수정기법과 달리 수정란을 얻는데 비용과 시간을 눈에 뛰게 줄일 수 있게됐다』며 『이번 성공으로 핵이식, 외래유전자 도입등으로 품종개량을 가속화시킬 뿐아니라 전혀 새로운 형질을 가진 소의 생산이 훨씬 쉽게 됐다』고 말했다.
유전공학연구소 이박사팀도 최근 고도의 유전자분리 및 재조합기술,미세조작기술등을 이용해 유선에서 인간성장호르몬을 생산하는 형질전환생쥐를 제조하는데 성공, 현재 젖소를 이용한 실용화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박사팀은 또 면역성물질인 락토페린을 함유한 우유를 생산하기 위한 「우유의 모유화」연구도 수행중이다. 이를 위해 황박사팀과 마찬가지로 시험관 송아지 생산에 착수했는데 현재 4마리의 수란우가 시험관 송아지를 임신하고 있고 그중 세마리는 94년 1월께 분만할 예정이다. 건국대 축산학과 정길생교수팀도 최근 우량돼지의 난자를 추출, 시험관에서 인공수정된 수정란에 성장호르몬 유전자를 삽입, 돼지의 자궁에 이식시켜 9마리의 신종돼지를 탄생시켰다. 정교수는 유전자발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6개월정도 지나야 자세한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젖소의 수정란에 지방분해 유전자를 삽입, 우유에 함유된 지방성분을절반으로 떨어뜨려 모유수준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고있는 정교수는 『열악한 농업생산환경과 개방파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의한 우위성확보가 유일한 타개책』이라며 『유전공학의 농업분야 이용에 대한 정부의 보다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뒤따라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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