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방화대세 확인 성과/고비용구조 개선 계기돼야”/기술·관세장벽 완화… 시장접근 도울듯정상회담을 끝으로 21일 폐막된 시애틀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는 우리 경제의 국제화·개방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최대과제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것이 재계의 공통된 평가다. 재계는 투자 및 무역의 기본틀에 관한 선언(TIF)과 무역 및 투자위원회(TIC)발족등을 골자로 한 이번 회의의 성과에 대해 기대반 우려반의 반응을 보이면서도 기대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문제점들이 개방화의 대세속에서 보다 정확히 노출돼 정부가 자본(금리) 토지(땅값) 임금등 3대생산요소의 고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각종 행정규제를 완화하는등 기업의 경쟁력강화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의 최경선이사는 『APEC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유럽공동체(EC)와 같은 경제협력체로 영향력을 갖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러나 『회원국 정상들이 모여 교류와 협력의 실천방안에 인식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우리경제가 한 차원 높이 도약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APEC이 우리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을것』으로 평가했다.
재계가 이번 회의에서 우리정부의 제안으로 설치키로 한 APEC테크노마트와 TIC가 주도해 협상키로 한 10개항의 구체적 협력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테크노마트의 경우 기술개발이 시급한 우리기업 입장에서는 선진국의 높은 기술보호장벽을 넘을 수 있는 효율적인 돌파구로 활용될 수 있을것이라는게 재계의 시각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미국 일본등과의 개별협상에서 이에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보고도 이들 국가의 미온적인 태도로 성과를 얻지 못했으나 구체적인 기술이전목록을 들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테크노마트는 기술이전의 실천적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테크노마트를 통해 불리한 국내 투자여건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첫번째 의장국을 맡게 된 TIC의 협상대상 10개부문은 ▲무역정책에 대한 대화 ▲통관 ▲투자 ▲관세별데이터베이스 구축 ▲시장접근과 관련한 행정규제 완화 ▲표준 및 부합성 ▲중소기업간 협력 ▲우루과이라운드와의 병행문제 ▲저명인사그룹 구성 ▲추가토의 가능분야 검토등이다.
이중 업계가 특히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관세부문이다. TIC는 앞으로 관련 국가들간의 관세에 관한 정책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관세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가간 관세인하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무역장벽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국제표준과 관련한 TIC의 활동도 기대된다. EC등 여러 경제블록이 까다로운 국제표준을 정해 관세장벽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앞으로 TIC가 각 블록의 임의적인 규격제도에 제동을 걸어 시장접근을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러나 『APEC이 구체적인 경제협력체로 발전할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앞으로 진전여하에 따라 대응책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산업구조가 상호보완관계에 있지 않아 EC나 NAFTA와 같은 체제를 갖추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것이라는 분석이다. 무협 최세형상무는 『APEC이 우리경제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의 여부는 우리 경제가 얼마만큼 개방체질을 갖추고 TIC등에서 우리의 입장을 어느정도 반영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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