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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방 “국제적 구속력”/우루과이라운드 연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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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개방 “국제적 구속력”/우루과이라운드 연계 의미

입력
1993.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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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한도·외국인 투자 확대 등/개방 시간표따라 빗장 풀어야 국내의 제3단계 금융개방계획중 일부가 결국 우루과이라운드(UR)에까지 연결됐다. 이제 UR가 타결될 경우 한국의 금융개방은 한미양자간의 약속이 아니라 UR의 국제적 구속력을 가진 문제로 탈바꿈, 약속이행에 대한 강제력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한미간에 공식·비공식적인 협상을 통해 지난6월 확정된 3단계 금융개방계획서가 개방폭이나 내용면에서 변경된것은 아니지만 이번 UR연계로 「예시한 개방일정대로 금융시장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는 족쇄가 채워진 것이다.

 약속한 때가 되면 어차피 문을 열어야 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려 해도 상대가 없어졌다. 전에는 상대가 미국이었으나 이제는 세계각국을 일일이 상대해야 하므로 사실상 상대가 없는것과 마찬가지인것이다. 미국이 금융개방계획의 UR연계를 강요한것도 바로 이 점을 노린때문이다. 금융개방이 그만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서 나라바깥에서 정부를 옥죄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은행의 주요상품인 CD(양도성예금증서)발행한도 및 만기확대,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등 정부가 UR에 개방일정을 밝히기로 한 내용들은 3단계 금융개방계획 가운데서도 핵심적인 내용들이다. 95년까지의 개방계획중에서 채권시장개방, 중소기업의무대출비율등 일부 항목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포함됐다.

 또 금융부문의 재규제금지약속(스탠드스틸)의 기준일을 12월말로 정한것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재규제금지약속은 특정시점에서 일단 자유화한 내용들을 다시 번복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약속기준일이 12월말로 됨으로써 12월말까지 자유화된 각종 조치들은 다시 규제상태로 되돌리는게 불가능하다. 

 개방약속항목중에서 94∼95년사이에 은행의 주요금융상품인 CD의 발행한도와 만기종류를 확대하고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를 현행 10%보다 상향조정하는것등은 국내금융시장의 골격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만한 내용들이다. 은행의 외환거래폭을 넓히는 조항도 지금까지 국내 외환제도의 근간을 이뤄온 외환집중제를 크게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현재 신탁자금의 30%가량을 통화채매입에 사용토록 한 강제인수비율을 내리는 조항도 마찬가지이다. 강제인수비율이 낮아지면 정부의 통화관리는 어려워져도 은행, 특히 외국은행 입장에서 그만큼 신탁자금의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항목들은 국내에 진출한 미국계은행을 비롯한 미국자본들과 미국정부가 그동안 거센 개방압력을 한국정부에 행사할때 항상 끼었던 단골메뉴들이다.

 정부는 UR협상시 한국이 미국등 선진국에 시정을 요구한 50개 항목중 11개 사항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저축대부조합(국내 신용금고에 해당)에 대한 외국은행발행 CD의 구입제한이 폐지되는등 3개항목이 시정됐다.

 금융개방의 UR연계는 정부편에서도 어차피 개방할것이면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의지를 천명, 상대국의 신뢰라도 쌓겠다는 입장변화를 반영한다. 줄 수밖에 없는 떡이라면 뺏기기보다 던져주는 형식을 취하자는 취지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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