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거물 제조책 잇단 검거따라/대만·중 주공급국 등장 히로뽕 국제유통구조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80년대까지 국제 밀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한국산 히로뽕을 대신해 대만산 중국산 히로뽕이 급증하고 있는것이다.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히로뽕 국제유통구조는 우리나라가 대만에서 히로뽕 원료인 메스암페타민을 밀반입, 국내에서 완제품을 제조한뒤 일본으로 밀수출하는 소위 백색의 삼각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국내 밀조사범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 거물급 히로뽕 제조책들이 속속 검거되면서 국내 생산량이 격감, 대만한국일본을 잇는 백색의 삼각구조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에따라 89년께부터 대표적인 히로뽕 완제품 수출국이었던 한국이 오히려 히로뽕 밀수입국으로 바뀌고 대만이 주히로뽕 공급국가로 부상하는 판도변화가 나타나게 된것.
게다가 최근에는 대련 등지에 거점을 둔 중국 의 히로뽕 조직까지 밀조·밀매에 가세, 중국·대만산 히로뽕이 홍콩의 폭력조직인 삼합회(트라이어드)의 공급루트를 통해 주소비지인 일본 한국등으로 밀수출되는 양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의 뚜렷한 징조는 일본에서 압수되는 히로뽕의 산지별 분포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22일 대검마약과가 밝힌 일본 경시청의 「각성제등 마약류사범단속통계자료」에 의하면 82년 일본 수사기관 압수량의 83.3%이던 한국산 히로뽕은 83년 70.2%, 88년 37.5%로 줄어들다 90년부터 단1건도 적발되지 않은 반면 82년까지 없었던 대만산은 83년 23.9% 88년 60.4% 89년 84.3% 90년 91.4%로 크게 늘고 있다.
또 91년 일본과 홍콩경찰의 합동수사로 압수된 히로뽕 완제품 80㎏이 중국산으로 분류된것을 시작으로 값이 싼 중국산 히로뽕이 한국산을 대체, 국제시장에 빠른 속도로 유통돼 올해 1천㎏이 압수되는등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 마약수사기구들은 전통적으로 헤로인, 코카인이 강세를 보여 히로뽕 불모지대나 다름없었던 미국 캐나다등 태평양 연안지역에서 최근 히로뽕 완제품이 적발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것도 대만등 히로뽕 조직이 화교 폭력조직등을 통해 히로뽕을 밀수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검이 22일 발표한 대만산 히로뽕 밀반입사건의 경우 대만의 히로뽕 조직이 1회투약분 0.03기준으로 15만원대까지 폭등한 국내 소비가격을 노리고 국내 밀매조직과 연계해 히로뽕 완제품을 직판하려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의 밀조조직들이 가격폭등으로 인해 제조를 다시 감행하고 있지만 생산량이 80년대에 못미침에 따라 밀매조직들이 대만산 히로뽕 밀반입에 주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김승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