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미」 내달 7일부터 「귀천」 막 올려/천진한 삶·시세계 삽화처럼 조명 지난 4월 타계한 천상병시인의 삶이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올해초 「북어대가리」를 무대에 올려 기획력을 인정받았던 다운기획은 극단「아미」와 함께 천시인의 시세계와 인생을 그린 조광화작 윤광진연출의 연극「귀천」을 12월7일부터 94년1월10일까지(하오4시30분 7시30분 월화 하오7시30분)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작가 조광화(28)는 지난해 문화일보를 통해 등단,「종로고양이」 「연오 세오」 「황구도」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신인희곡작가로 짜임새있고 서정적인 작품세계를 가지고 있다. 연출가 윤광진(39)은 미국유학후 올해 연우무대의 「한국현대연극의 재발견 시리즈」 첫작품인「살아있는 이중생각하」로 뒤늦게 프로무대에 본격 데뷔했으며 빈틈없는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다.
「즐거운 아기소풍 끝나는 날」이란 부제가 붙은 연극「귀천」은 시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마치 화폭을 옮기듯이 역어나가는 삽화적인 무대로 꾸며진다. 연출가 윤광진은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모두 다루기보다는 시인의 천진성과 자유사상등을 바탕에 깔고 그의 삶속에 커다란 이정표가 되었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가겠다』고 말한다.
천시인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부인 목순옥씨가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듯 천시인의 영정에 말을 건네고 저승사자가 천시인을 이끌고 과거의 시간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학생이면서 처녀작 「강물」을 발표했을때, 술과 시로 보낸 청년시절, 동백림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당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됐다가 문우들이 죽은줄 알고 유고시집을 펴냈던 일, 목순옥과의 결혼등 인생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은 일들이 그의 대표적인 시들과 함께 천진스런 분위기속에서 펼쳐진다.
표정에서부터 무소유철학을 웅변하는 천시인역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가지고 있는 중견배우 권성덕이 맡았으며 시인의 곁에서 반려자로 가난한 자리를 지켰던 부인 목순옥씨역으로는 민중극단의 강애심이 출연한다.
국립극단단원인 권성덕은 20여년간 2백여편의 연극에 출연한 베테랑으로 이번 무대에서 젊은 스태프들과 어떤 앙상블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애심은 89년 한국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연기파배우로 일반연극은 물론 10여편의 뮤지컬에서도 연기력을 발휘한바 있다.
이번 공연에는 부대행사로 평소 천시인과 막역한 관계를 가졌던 이윤호 성종학 허진권등 동양화가 10여명이 꾸미는 시화전이 12월3일부터 10일까지 바탕골전시실에서 열리고 매주 화요일 하오4시30분 시낭송회가 곁들여진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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