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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환경 새대응 나와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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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제환경 새대응 나와야(사설)

입력
199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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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지난30여년동안 격동의 경제여건 변화속에서도 고도성장을 기록해왔던것은 변화에 대해 탄력적으로 대응해왔기 때문이다. 도전에 대한 응전능력이 뛰어났다 하겠다. 지금 우리는 이 생존의 적응 능력을 다시 되찾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 있다. 국내외의 경제적인 상황변화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우리가 압축성장을 지속해오던 때와는 다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고 한다.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전통적이고 관례적인 처방으로 대응하고있다. 그러니 문제는 그대로 남은채 왜곡만 심화된다. 답은 점점 찾기 어려워진다.

 우리경제의 문제는 본질적으로 내재적인것이다. 기회있을 때마다 지적해왔지만 재화와 용역의 공급체계에 병이 생긴것이다. 한마디로 우리경제가 어느틈엔가 「고비용 저효율」이 체질화한것이다. 임금, 금리, 지대(땅값)등 생산의 3대요소가 경쟁상대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을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선진국보다도 높은것이다.

 뿐만아니다. 기술, 유통, 사회간접자본시설, 행정능률등 비가격요인에서도 뒤떨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신발, 섬유, 완구, 전자제품등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과 일부 중공업제품은 경쟁력을 상실했다. 중공업제품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를 중심으로 불황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이들 제품의 경쟁력우위가 기술등에 있지 않고 상대적인 임금우위, 수입제한, 엔화강세등에 따른것이어서 현재의 비교우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어려운것이다. 우리의 제품들이 미국, 일본, EC등 선진국시장에서 계속 밀리고 있는것은 바로 이러한 「고비용 저효율」 때문이다.

 그런데 나라밖은 어떠한가. 세계경제는 하루가 다르게 「국경없는 경제」가 되고있다. 경제의 국제화·개방화·세계화는 돌이킬 수 없는 추세이며 이러한 국제무역환경의 추이는 가속화하게 돼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각지역은 무역블록화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주목을 끌어온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새해부터 발효케 됐다. 한국의 대북미수출상품은 멕시코와의 경합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의 미국시장점유율은 87년 4.2%에서 지난해 3.3%로 떨어졌다. 주로 중국·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에게 빼앗긴것이다. 이제 멕시코까지 가세하게돼 우리의 시장상실이 어느정도 더 계속될지 모르게 됐다. 우리나라는 국제시장개방에 따라 안방에서도 잘못하면 시장을 빼앗기게됐다.

 국제경쟁력상실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 불안스러운 요인은 경제적인 지도력의 결여다. 정부는 국제경쟁력회복을 위한 신뢰할만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재벌그룹들을 비롯한 민간기업들도 방향감각을 잃고있는것 같다. 경제가 표류할 위험이 있다. 획기적인 경쟁력향상대책을 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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