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닮고 성격다른 형제같아 나는 직업상 많은 국가를 알게 되었다. 내가 근무했던 프랑스 필리핀 러시아 한국등 모두 독특하고 재미있다. 프랑스인들의 센스와 자유를 추구하는 얄미울 정도의 개인주의, 필리핀사람들의 여유와 붙임성, 러시아인들의 인간성과 고뇌, 그리고 한국에서는 한국인들의 마음 기세 정열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웃나라라는 거리상의 가까움때문일까 문화적인 친근감때문일까 이제까지 근무했던 나라중에서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직접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다. 말을 나누거나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한국인과는 마음이 잘 통한다. 가장 닮았기에 친근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일본인과는 다르기에 느끼는 놀라움 또한 흥미롭기만 하다. 얼굴 모습은 닮았지만 성격이 다른 형제같다고나 할까.
이러한 동질성과 이질성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것은 한국인의 생동감있는 솔직함과 마음의 따스함이다. 서울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그 젊은 선생님은 처음부터 주저없이 틀린 곳을 지적해줄뿐 아니라 자신감을 잃게 할 정도의 심한 말도 사용해가며 나를 가르쳤다. 일본인에게는 없는 솔직함에 놀라 선생님의 얼굴을 쳐다보니 눈에는 친근감이 가득했다.
솔직함의 매력. 어느 날 친구와 한정식 식당에 갔다. 술도 마시며 친구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던 중 뒤에서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주인 아줌마가 우리 테이블에 앉아 자신의 경험담을 섞어가며 친절하게 우리의 궁금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한국인의 솔직함과 친절함은 상대편 마음의 문까지 금세 열고야 마는 매력을 갖고있음을 알게 된 일이었다.
또한 한국사람들이 인간관계의 따스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호칭문제를 들수있다. 나는「언니」라든가 「오빠」라는 말을 좋아한다. 언니나 오빠에서 느껴지는 친밀감이 감도는 신뢰감과 언니와 오빠의 마음에서 돌봐주려는 자상한 배려. 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언니」라고 부르는 말을 듣고 매우 따스함을 느껴 나도 「오빠」라고 불리고 싶은 마음이 종종 든다. 이렇게 한국인에게는 일본인에게는 없는 매력이 있다.
어쨌든 이렇게 애착이 느껴지는 한국이 일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만은 않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일본국민 전체가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호소카와(세천호희)총리가 경주에 와서 밝힌 바와 같은 인식과 자세를 갖게 되고 한국인도 일본을 과거의 고정관념으로 보지않고 오늘의 일본의 실태와 국민감정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면 한일 양국 국민간에는 친근감이 더욱 새롭게 싹트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며 나는 일본문화를 한국인에게 소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주한일본대사관 문화공보원장>주한일본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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