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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안 김치는 이렇게 담가요”(김장 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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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안 김치는 이렇게 담가요”(김장 총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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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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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가문 3곳의 고유한 종류·비법소개/해남윤씨/고들빼기·동치미/무말랭이·깻잎김치/안동김씨/경주이씨/굴섞박지·늙은호박김치 반상의 구별이 있던 시절 알아주는 양반가문이라면 집안 김치 1∼2가지쯤은 반드시 가지고 있게 마련이었다. 이같은 유명가문의 김치는 이제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일부가 남아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이 되기도 했다. 김장철을 맞아 이상희할머니로부터 친정 경주이씨의 집안김치, 조옥화할머니로부터 시댁 안동김씨의 김치, 윤미할머니로부터 친정 해남윤씨의 김치를 각각 소개받는다.

<경주이씨 김치>

 굴섞박지=먼저 굴을 잘 씻는다. 무는 절여서 골패쪽같이 썬다. 배추는 잘  씻은뒤 소금에 절여 역시 골패모양으로 썬다. 파 마늘 생강 고추를 곱게 이겨 양념을 만든다. 항아리에 굴 무 배추 양념을 담는다. 소금물을 한번 끓여서 식힌뒤 항아리에 붓는다.

 늙은호박김치=배추를 다듬어 씻는다. 씻은 배추를 5㎝크기로 자른뒤 소금에 3시간정도 절인다. 절인 배추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다. 늙은호박은 껍질을 벗긴뒤 반으로 잘라 씨를 뺀 다음 길이5㎝ 두께1㎝ 폭1.5㎝로 납작하게 자른다. 썰어놓은 늙은호박을 채반에 담아 소금을 뿌려놓는다. 골파는 5㎝ 길이로 굵직하게 썬다. 준비된 배추와 늙은호박에 마늘 생강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을 넣은뒤 잘 버무린다. 양념이 섞여진 배추와 늙은호박에 소금 간을 한뒤 항아리에 담는다. 익으면 적당한 양만큼 꺼내서 양념을 한뒤 끓이거나 쪄서 먹는다.

<안동김씨 김치>

 깻잎김치=벌레먹지 않고 싱싱한 깻잎을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항아리에 담는다. 소금을 물에 타서 완전히 녹인뒤 깻잎 항아리에 붓는다. 깻잎이 소금물에 잠기도록 위에 돌을 눌러놓는다. 10일정도 지난뒤 깻잎이 삭으면 항아리에서 꺼내 물로 헹군 다음 꼭 짜서 물기를 빼둔다. 달이지않은 멸치젓국에 고춧가루 배즙 마늘 생강 통깨등을 풀어 양념을 만든다. 깻잎을 1장씩 잘 펴서 양념을 바른뒤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무말랭이김치=단단한 무를 넷으로 쪼개 햇볕에 말린다. 어리고 작은 오이를 골라서 소금에 잠깐 절인다. 절인 오이를 보자기에 싸서 4∼5시간 무거운 돌로 눌러놓아 물기가 빠지게 한다. 미나리와 갓은 잘 씻어서 1.5㎝ 길이로 잘라둔다. 파 고추 생강 마늘을 채친다. 항아리에 무와 오이를 번갈아 넣는다. 이때 무와 오이 사이사이마다 양념 미나리 갓을 뿌리듯 흩어놓는다. 달인 간장을 식혀서 항아리에 자작하게 붓고 맨위에 돌을 올려놓는다. 항아리를 잘 봉한뒤 땅에 묻었다가 다 익으면 조금씩 꺼내 썰어 먹는다.

<해남윤씨 김치>

 해남동치미=손가락만한 어린 무를 골라 소금에 하루밤을 절인다. 시루에 재를 넣고 물을 부었다가 습기가 빠지면 오이와 가지를 여기에 묻는다. 오이와 가지를 꺼내 물로 씻은 다음 소금에 절인다. 오이와 가지를 다시 씻어 무와 함께 항아리에 담는다. 껍질 벗긴 배를 8등분으로 쪼개둔다. 유자는 껍질만 벗긴다. 파대가리는 흰부분만 잘라둔다. 생강 마늘은 큼지막하게 저미고 고추는 씨를 뺀뒤 어슷하게 썰어 놓는다. 배 유자 파대가리 생강 마늘 고추를 항아리에 넣는다. 항아리 주둥이에 고운 체를 놓고 소금물을 붓는다. 무가 떠오르지않게 돌을 얹어놓는다. 익은뒤 국물을 떠내 꿀을 타고 석류와 실백을 넣어 먹는다. 

 고들빼기김치=쌀뜨물에 소금을 탄다. 뿌리가 안다치게 씻은 고들빼기를 여기에 넣어둔다. 잎이 연해지면서 누릇한 색이 되면 꺼내서 헹군뒤 소쿠리에 담아 물기를 뺀다. 실파는 소금을 살짝 뿌려 길게 토막을 내둔다. 멸치젓을 체로 거른뒤 물을 조금 섞어 팔팔 끓인 다음 고춧가루를 푼다. 찹쌀풀을 쑤어서 식힌다. 마늘 생강은 다지고 깨는 볶아 양념을 만든다. 젓국에 찹쌀풀 양념 소금 설탕을 넣고 섞는다. 고들빼기와 실파에 양념젓국을 붓고 잘 버무린뒤 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는다.<이은호기자>

◎재료 고를땐 이렇게/무·배추/들어봐서 묵직하고 단단해야/젓갈/잡어 안섞이고 빛깔 선명한것

 김치를 담글땐 손맛도 중요하지만 재료가 좋아야 제맛을 낼수 있다.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는 방법과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배추◁

 크기는 중간정도가 적당하다. 들어 보아 묵직하고 줄기의 흰부분을 눌렀을때 단단한 느낌이 들어야 속이 차고 싱싱한것이다. 배추의 단면을 혀끝에 댔을때 단맛이 나며 속은 연한 백색이 나는 것이 좋다.

 가끔 겉잎을 떼내어 하얗게 보이는 것을 파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 오래되어 시든 겉잎을 떼낸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

 겉보기에 미끈하고 윤기가 나며 무청이 달려있는것, 붉은 빛의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것, 윗부분은 푸른색이 도는것이 싱싱하다. 무엇보다 바람이 들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 큰것은 피하고 묵직하고 단단한것을 고른다.

▷마늘◁

 손으로 만졌을때 알이 단단하고 쪽의 크기와 모양이 일정해야 한다. 쪽과 쪽의 골이 확실하고 껍질은 자줏빛이 도는것이 좋다. 너무 큰것은 매운맛이 떨어지므로 중간크기의 것이 적당하다. 

▷고추◁

 재래종인 조선고추와 개량종인 호고추·영양고추가 있다. 종류에 따라 매운맛에 차이가 있으므로 가족들의 기호와 식성에 맞는것을 선택한다. 

 조선고추는 작고 껍질이 얇으며 매운맛이 강하다. 호고추는 단맛과 향기가 많고 껍질이 두꺼워 가루가 많이 나오며 영양고추는 길이가 짧고 둥근편으로 단맛과 향기가 뛰어나면서도 매운맛은 적다. 

▷젓갈◁

 보통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은 새우젓·황석어젓·멸치젓등인데 지방과 집안의 풍습에 따라 다르다. 대체로 잘 삭고 너무 짜지 않은 것, 잡어가 섞이지 않은것, 눈으로 보아 색깔이 분명하고 윤기가 도는것을 고른다. 

 새우젓은 6월의 새우로 담근 육젓이 새우발이 제일 굵고 염도도 높아 김장용으로는 최상품이다. 새우의 발이 굵고 붉은 빛이 도는 흰색인것, 국물은 맑고 뽀얀것이 좋다.

 멸치젓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 삭은것, 국물이 불그스름하면서도 검은 빛이 도는것을 고른다. 

 황석어젓은 빛깔이 노랗고 기름기가 도는것이 잘 삭은것이다. 중간정도의 크기에 색깔이 밝고 선명할수록 좋다. 【이희정기자】

◎아파트에서의 보관/「개량독」에 담아 서늘한곳에 두도록

 아파트 주부들이 어떻게 김장김치를 저장해야 겨울동안 신선한 김치맛을 볼 수 있을까. 김장김치를 잘 보관해  가족들에게 겨울내내 맛있는 김치를 내놓는것이 아파트주부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그러나 아파트는 단독주택처럼 김치를 독에 넣어 땅에 묻기가 여의치 않다.

아파트에서 김장김치를 저장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개량 김치독을 이용해 김치를 저장하는것이다.

 요즘 시중에 나와있는 개량김치독은 바닥에 바이오세라믹원석을 깔거나 발포우레탄을 사용, 일정온도를 유지해 김치를 저장할수 있는 신제품이 대부분이다. 이들 개량 김치독은 저장김치에서 발효가스가 차면 밖으로 내보내는 자동조절장치가 돼 있어 김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있다.

 한일·세신등 10여군데서 제조 판매하는 개량김치독의 크기는 4∼5포기를 저장할 수있는 10ℓ짜리에서부터 22포기들이 45ℓ까지 다양해 김장김치량에 따라 김치독을 선택할수 있으며 가격은 5만∼13만원이다.

 아파트주부들이 개량김치독에 김치를 저장할 때는 김치를 비닐봉지에 싸서 김치독에 약간 덜차게 담아야 한다.  또한 개량김치독을 두는 장소를 자주 옮기면 공기가 들어가 김치맛이 변하기 쉬우므로 서늘하고 온도변화가 적은 곳을 골라 한자리에 두는것이 중요하다.

 김장김치를 담근 다음 일반 김치독에 김치를 넣어 베란다에 일주일정도 내놓았다가 김치를 꺼내 냉장고에 보관하면 아파트에서도 상당기간동안 김장김치의 고유한 맛을 볼 수있다.

 이 밖에도 일부연립주택에서 하고 있는것처럼 아파트단지내 빈터에 김치독을 묻는 장소를 마련해 입주자들이 공동으로 김치를 저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국】

◎비용은 얼마/5인가족 13만8천원선

 올해 김장비용은 5인가족을 기준으로 할때 13만8천4백원가량이 들것으로 조사됐다.

 물가협회가 16일 전국 주요도시에서 실시한 김장재료 가격조사에 의하면 배추와 무값은 지난해보다 많이 내렸으나 양념채소와 소금이 강세를 보여 전체적으로 지난해의 12만9천1백50원보다 7.2% 오른 13만8천4백원이 소요되는것으로 나타났다.

 배추와 무는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지난해보다 각각 30%와 11.1% 싼값에 거래되고 있는데 반입이 집중되는 이달말에는 값이 더욱 내려갈 전망이다.

 말린 고추는 작황은 부진했으나 재배면적이 워낙 넓었기 때문에 지난해 시세를 유지하고있다. 반면 파 마늘 생강 쪽파등은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도 안좋아 지난해보다 30.4∼1백% 값이 올랐다. 소금 역시 여름철 。은 날씨로 생산량이 적어 지난해와 비교할때 천일염은 25%, 재제염은 16.7% 비싸다. 굴도 작황이 크게 부진해 66.7% 오른값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던 새우젓과 멸치젓도 지난주 급격한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해보다 25%와 33.3%의 비싼 가격동향을 보이고 있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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