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경제협력체(APEC)지도자회의를 계기로 미국 시애틀에서 20일(한국시간) 이뤄진 김영삼대통령과 강택민국가주석간의 한중정상회담은 비록 한시간에도 못미치는 짧은것이었지만 상징적 의미는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두 지도자가 금년봄 비슷한 시기에 취임했다는 시의성도 있고 또 국내적으로 개혁과 경제에 주력하고 있다는 공통성을 지니고 있다. 또 국제적으로도 북한의 핵개발과 지역경제블록화등 공동으로 대처해야할 문제들이 많아 양국간에는 이미 여러가지 측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이뤄진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공동 관심사에 대해 충분한 교감을 한것 같다. 그리고 주요현안에 대해서는 교감의 차원을 넘어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것 같다.
특히 북한 핵문제에 대해 강택민주석은 종전에 비해 보다 강력한 표현을 쓰고 있는것이 눈에 띈다. 즉 그는 그동안 북한 핵문제에 대해 평화적해결 노력을 해왔지만 앞으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확고한 신념」으로 지지한다고 밝힌것이다. 강주석의 「적극적이고 확고한」 약속에 우리는 기대를 걸어야 할것 같다. 사실 북한에 관한한 중국만큼 실질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대단한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져서는 절대 안된다는 대전제를 한중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재확인했다는 것은 의미가 큰것이다.
그리고 김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이용해 북한과 미국·일본에 대해 평소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간접적으로 던진것도 주목할만하다. 『북한이 미국과 얘기하면 다 해결된다고 잘못 알고 있다』는 김대통령의 얘기는 비단 북한만을 겨냥한것이 아니다. 북한을 상대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한미공조 강화를 간접적으로 촉구한것이다. 북한의 핵개발을 계기로 일본이 핵무장을 할 우려가 있다는 김대통령의 언급은 일본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것이다.
북한 핵문제에 얽힌 국제관계를 떠나 양국정상은 경제협력의 확대 강화등 쌍무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사실 핵문제를 빼고나면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경제이다. 양국간 교역량이 벌써 1백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현실로 보아서도 그러하고 세계 경제전쟁에서 뒤질수 없다는 공동 인식에서도 그러하다. 특히 두 나라는 잠재력과 력동성이 뛰어난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긴밀한 협조는 필수적이다.
이번에 정상끼리 다져진 우의와 공감대를 바탕으로 해서 양국 정부는 앞으로 보다 깊고 넓게 실질관계를 구체화하는데 노력해야 할것이다.
양국이 수교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중국여행은 특별허가를 받아야하며 항공협정조차 체결되지 않은게 오늘의 양국관계의 현실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