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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예결위/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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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예결위/신효섭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3.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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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예결위가「못 말리는 의원님」「못 말리는 장관님」들에 의해「못 말리는 위원회」신세로 점차 전락해 가고 있다. 20일의 회의에서는 이같은 예결위의 형편없는 현주소가 총체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낮12시30분께 김중위위원장은『점심식사를 위해 정회를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러자 여야의석에서『바쁜데 그냥 하자』『식사시간없이 그냥 진행하자』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의원들의 예상치못한「열의」에  김위원장은 수분여만에 회의속개를 선언했다. 오찬을 위해 회의장을 나서려 했던 국무위원들은 다시 자리에 앉을수 밖에 없었고 곧이어 정부측의 답변이 이어졌다. 그러나 막상 회의가 진행되자 의석중 빈자리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전날 정책질의를 통해 장관의 답변을 요구해 놓았던 김범명(민자)김종완의원(민주)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교육·보사·교통·환경처장관은『질의하신 의원이 안계신다』는 이유로 답변의 상당부분을 생략하고 그냥 넘어갔다. 이덕에 보사부장관은 목에 가시같은 사안인 약사법개정문제를 답변해야하는「질곡」에서 벗어날수 있게돼 마냥 즐거운듯했다. 반면 교통부장관은「꼭 설명드려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싶었던」경부고속철도문제를 언급할수 없어 아쉬워하는것 같았다. 그런가하면 과기처장관등은 아예『질문한 의원이 한 분인데 이 자리에 없으므로 그냥 들어가겠다』고 말하는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또 추곡문제를 다룰 예정이었던 농림수산부장관의 답변은「너무나 중요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아예 22일로 넘겨졌다. 

 이에앞서 상오회의에서는 역시「못말리는」의원의 1인극 한토막이 있었다. 김종완의원은『북한이 노동1호로 우리의 원자력발전소를  파괴하면 그만큼의 핵무기가 터지게돼 남북이 모두 망하게 되는데 북한이 이같은 위험을 무릅쓰고서도 미사일을 발사할수 있다고 보느냐』고 국방장관을 다그쳐 실소를 자아내게했다. 원자력발전소와 원자탄을 동일시하는 촌극이었다.

 새시대 새국회를 외치며 개혁을 부르짖는 우리 국회의 한계가 바로 예결위에서 재확인되고 있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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