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세미나/기술력 8∼9배나 뒤져/로열티·부품값이 태반/「노트북」 원가 75%·반도체 70% 외국행/기업인식·정부지원 획기적전환 필요 자동차 한대를 만들면 기술료(로열티) 핵심부품값 소재비용등으로 총원가의 30%를 외국에 지불해야한다. 생산 및 수출량에서 세계최고라는 D램반도체를 만들때도 원가의 30%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다. 대표적 가전제품인 캠코더는 50%, 주문형반도체는 원가의 70%를 외국에 지불해야 한다.
더 한심한것은 노트북 컴퓨터의 경우로 한대당 총제조원가 1천2백45달러중 3백63달러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값으로 미국에, 2백28달러는 액정표시장치값으로 일본에, 4백12달러는 마더보드값으로 대만에 지불하는등 총원가의 75%를 외국업체에 갖다바치고 있다.
자동차와 반도체 가전제품을 3대 수출상품이라고 내세우면서 수출확대에 온갖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이익의 대부분은 관련기술과 소재 핵심부품을 개발한 외국기업에 돌아가는것이다. 기술이 없기때문이다.
이와관련, 재계는 국가경쟁력향상을 위해서는 재정금융정책과 행정규제완화에 못지않게 기술개발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경련산하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19일하오 63빌딩에서 열린「기술혁신과 산업기술정책 세미나」에서 재계와 학계등 관련인사들은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소리높여 외쳐왔지만 아직도 선진국과는 엄청난 기술격차가 있으며 기술개발투자도 크게 모자란다고 지적, 국가차원의 획기적인 기술개발투자를 요청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손련수과학기술처연구개발조정실장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력수준을 1로 봤을때 미국은 9.06, 일본 8.05로 우리와 엄청난 차이가 있을뿐 아니라 대만도 1.26으로 우리보다 기술력이 높은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9분의 1, 8분의 1 수준으로 기술이 뒤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경쟁국인 대만에까지 크게 뒤진다는 사실이 증명된것이다. 손실장은 이때문에 우리나라의 기술무역수지비율(기술도입액에 대한 기술수출액의 비중)은 0.03%에 불과하며 자동차나 반도체 가전제품등 첨단제품을 만들어봤자 원가의 대부분을 외국 선진기술업체에 지불해야하는 실정이 됐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대만에 비해서도 뒤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기초과학부문이 부실하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기업들이 신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만들어봤자 판로확보가 어려운데다 당장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으로 기술개발을 게을리하고 있기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개발비가 많이 드는 첨단기술은 대기업과 대기업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동연구가 필요한데도 기업비밀누출등에 대한 우려로 이를 꺼리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정부가 기업들의 기술개발을 위해 조세및 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나 복잡한 신청절차와 까다로운 사후관리때문에 기업들이 이들 제도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결국 기술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술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정부의 기술개발지원시책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정숭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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