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젖줄인 한강에 납오염이 심각하다는 충격적인 검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수도기술연구소가 지난 7·8월 두차례 한강본류와 지천등 18곳에 대한 수질조사결과 14곳에서 환경기준치의 최고 8배에 이르는 납이 검출됐다는것이다. 한강은 서울시민을 포함한 1천9백만 수도권주민이 의존하는 유일한 취수원인데, 납오염이 심각하다는것은 바로 이들 수도권주민이 무서운 중금속중독에 무방비임을 드러내는것에 다름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민은 물론이고 많은 국민들이 날로 확산되는 중금속오염의 공포에 떨어왔다. 공해유발산업장에서의 빈번한 중금속중독을 비롯, 일부 화장품과 약품, 수입식품은 물론이고 어린이 장난감에서도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는것이다. 또한 멀리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속에마저 납·크롬등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고 있어 대기오염을 가중시켰고, 그때문인지 서울지하철의 공기도 역시 중금속에 오염되었음이 드러난바 있다.
한강의 중금속오염문제는 이미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오염 침출수가 유입되면서 대책문제가 제기된바도 있었다.
이처럼 오늘의 우리는 하늘과 땅위, 땅속, 그리고 강물은 물론이고 여러 생활용품에 마저 스며든 중금속오염공포속에 포위되어있는 형국이다. 취수원이 중금속에 오염되면 일부 걸러진다해도 그 물이 수도관을 타고 무한정 확산, 그 폐해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을것이다. 일찍이 어느 역사학자는 로마제국의 멸망원인을 납으로 상수도관을 만들어 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바도 있었던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오염결과에 못지않게 놀라운것은 서울시의 검사결과와 환경처의 검사결과가 이번에도 또 다르게 나타난 혼선이다. 환경처산하 국립환경연구소측은 동일한 장소에서 지난9월 다시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납오염도가 기준치이하였고, 이같은 차이는 측정방법의 다름에 따른것이라고 밝히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같은 서울시연구소의 검사결과 6월과 9·10월에는 납은 검출되었으나 기준치이하거나 기준치에 육박했음이 드러난 점에 비춰 7·8월의 엄청난 기준치초과사실 자체를 측정방법차이로만 여겨 흘려버릴 일이 결코 아니다. 한강주변에 산재한 공해공장이나 산업폐기물처리장등에서 당국의 눈을 속인채 장마기를 틈타 중금속폐수를 대량 방류했을 개연성이 높다하겠다. 이같은 개연성과 서울시측의 놀라운 측정수치는 결과적으로 한강이 중금속오염의 무방비속에 방치되어 있음을 웅변해주는것이다.
시민들도 공해말썽이 있을때마다 측정방법의 차이때문이라는 변명을 일삼는 우리의 환경행정에 이제는 정말 지쳐있다. 누구를 믿고 따르라는 말인가. 국민의 세금으로 나라일을 하는 중요기관들이 사사건건 이래도 되는것인가. 오죽하면 시민들이 한강살리기시민운동연합을 결성, 직접 뛰겠다는 생각을 하는것인가. 한강관리의 일원화와 함께 체계와 내실을 갖춘 환경관리의 일대 개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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