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내업계 「나프타 장벽넘기」 고심/범그룹차원 대응책마련 분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내업계 「나프타 장벽넘기」 고심/범그룹차원 대응책마련 분주

입력
1993.11.20 00:00
0 0

◎현지기업 인수·지사정비 추진/“장기안목” 중남미진출도 검토  갈수록 쫄아드는 북미시장에서의 우리상품 입지를 어떻게 지킬것인가. 새로이 둘러쳐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요새를 어떻게 뚫고 들어갈것인가.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는 NAFTA 비준안이 미하원을 통과하자 우리 수출업계가 효과적인 NAFTA대응방안을 마련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경제의 총체적인 경쟁력상실로 주력시장인 북미시장에서 후발개도국에 밀려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NAFTA의 등장으로 좁은 입지마저 상실할 위기에 내몰렸다. 

 NAFTA는 세계최대의 경제블록이다. 인구나 총생산규모에서 거대시장이었던 유럽공동체(EC)와 일본을 압도한다. 공룡들이 우글대는 이「쥬라기공원」에서 허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 상품들이 싸워서 이겨낼 수 있을까. 

 NAFTA의 탄생으로 득이 될것은 거의 없고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렇다고 총생산규모 6조6천억달러(국제통화기금의 92년통계), 교역규모 1조3천억달러나 되는 세계최대의 시장을 외면할 수는 없다. 비중이 줄고 있기는 하지만 이 지역에 대한 수출은 우리나라 총수출의 27%(92년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NAFTA발효로 우리나라의 대미수출이 92년기준 총수출의 2.21%인 3억6천만달러가 감소할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나 민간업계는 당장의 수출감소가 문제가 아니라 자칫 우리나라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미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미수출비중이 높은 가전 의류 자동차등은 물론 통신기기 반도체 컴퓨터 신발 완구 일반기계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 이들 품목이 타격을 받는다면 바로 우리 수출기반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위기감속에서 대기업들은 범그룹차원에서 NAFTA대응방안을 마련중이다. 제조업체의 멕시코 현지진출과 함께 장기적으로 중남미국가들도 NAFTA영향권에 들어갈것으로 전망, 이들 국가로의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60%이상 현지부품을 사용해야하는 규정을 지키기 위해 부품업체의 동반진출과 현지업체의 인수도 적극 검토중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고가제품이나 고품질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을 멕시코등 중남미지역과 동남아지역에서 생산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그룹은 19일 삼성물산을 비롯한 계열사의 실무자중심으로 NAFTA대책회의를 가졌다. 삼성은 이 회의에서 전품목에 걸쳐 해외투자계획과 수출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하고 특히 섬유 신발 전자등의 멕시코 현지 진출및 중남미국가진출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NAFTA에 대비, 멕시코에 컬러TV공장을 건설하고 미국 제니스사의 주식을 인수하는등 비교적 오래전부터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해온 금성사의 경우 원활한 부품조달을 위해 관련기업의 동반진출을 추진중이다. 이와함께 북미지역에 흩어져 있는 지사조직을 뉴욕북미지역본부에 통폐합, 총괄적인 수출전략을 수립키로 했다.

 지난8일 최종현회장주재로 미주지사에서 NAFTA대책회의를 가질만큼 적극적인 선경은 미주경영기획실을 중심으로 종합대책을 강구중이다. 선경측은 주력수출품목인 직물과 섬유의 가공기지를 필리핀과 중국에서 멕시코로 전환하고 석유화학제품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근 멕시코의 금융회사 에코반사를 인수한 선경은 앞으로 현지기업의 인수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캐나다에 브르몽 자동차조립공장, 멕시코에 컨테이너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는 현지생산품목의 수출에는 좋은 영향을 미치나 국내생산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것으로 분석, 멕시코의 저임을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전화기 자동차부품등의 현지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멕시코지사조직도 대폭 확대, 종합적인 진출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NAFTA는 우리나라 경제에 새로운 장벽이자 도전의 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공 지역조사부 박충순과장은 『NAFTA의 탄생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는데도 국내 제조업의 멕시코투자는 올6월말 현재 12건(총17건 추진중)에 불과할 정도로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고 지적하고 『NAFTA의 영향은 지금 당장보다는 멕시코의 경쟁력이 커지는 5∼10년뒤에 본격화될것』이라며 『눈앞의 수지타산이나 따지고 투자여건 핑계로 투자진출을 꺼리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멕시코나 주변국가로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방민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