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배철수 “발군” 김창완·양희은 등 가세 폭넓은 음악 지식과 매끄러운 진행솝씨를 갖춘 가수 출신 DJ들이 인기다. 전문 DJ가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수들이 음악프로그램을 맡은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얼마전까지만 해도 히트곡과 가수라는 간판만으로 겁없이 프로그램을 맡았다가 6개월 정도하고 손털어버리는 가수들이 많았던데 반해 최근 들어서는 전문 DJ 못지않은 실력으로 라디오 청취자들을 사로잡는 가수들이 늘고 있다. 개중에는 아예 가수의 길을 접고 DJ로 더 성공하는 사례마저 생겨나고 있다.
가수 출신중 명 DJ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사람으로는 단연 이문세와 배철수를 들수 있다. 올해로 8년째 MBC 라디오「별이 빛나는 밤에」(하오 10시5분)의「별밤지기」를 맡고 있는 이문세는 특유의 순발력이 최대의 강점으로 꼽힌다. 15년 이상 차이나는 여학생들과 전혀 막힘없이 우스갯소리를 주고받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준다. TV와 가수라는 본업 때문에 별밤지기역이 얼마나 오래 갈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선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을만큼 그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이문세가 재치에 능하다면 배철수는 깊이있는 음악적 지식까지 겸비해 음악팬들 사이에서 가장 인정받는 DJ다. 3년전MBC FM「배철수의 음악 캠프」(하오 7시)로 뒤늦게 시작했지만 특유의 너털웃음과 짧고 간결한 멘트, 음악적 식견을 두루 갖춰 방송작가들조차 원고가 필요없을 정도라고 칭찬한다.
이들의 뒤를 이어 최근에는 나름대로의 실력과 매력을 지닌 가수 출신 DJ들이 속속 등장,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MBC FM에서는 얼마전 「FM 골든 디스크」(상오 11시)를 물러난 박원웅의 후임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의 김창완을 내세워 공백 메우기에 성공했고 KBS 2FM「FM 인기가요」(하오 10시)도 인기 가수들에게 돌아가며 진행을 맡겼던 물량공세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의 리더였던 유영석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유영석은 MBC FM「디스크 쇼」(하오 11시)의 새 목소리 신성우와 함께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불교방송「밤의 창가에서」(하오 11시15분)의 한동준과 최근 기독교방송의「정보시대」(상오 9시)로 다시 마이크를 잡은 양희은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가수 출신들이 인기 DJ로 자리잡고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노래 하나만 잘하던 단순 기능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지식과 꾸준히 공부하는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어려서부터 라디오를 듣고 자라 방송을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엔터테이너의 등장도 간과할수 없는 사실이다. 이들은 음악을 즐길뿐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한때 연예인들의 DJ 겸업에 대해 비판적인 지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방송계에서나 가요계에서도 좋은 가수의 훌륭한 DJ 겸업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MBC의 한 관계자는『라디오는 앞으로 음악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갈것이다. 때문에 풍부한 음악지식과 재치있는 진행 능력을 두루 갖춘 가수들의 DJ 진출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것이다』라고 내다봤다.【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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